김병환(왼쪽) 금융위원장이 3일 오후 일본 도쿄 금융청 청사에서 이토 히데키(Ito Hideki) 일본 금융청장과 만나 면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첫 국외 행보로 일본을 방문해 한일 금융교류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경기상황이 변곡점에 위치한 현재, 금융당국은 일본 당국과의 협력 강화로 시장에 적기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김병환 위원장이 지난 3일 일본 도쿄를 찾아 ▷일본 금융청장 면담 ▷밸류업 공시기업 방문 ▷현지 한국계 금융회사 간담회 등의 일정을 마쳤다고 4일 밝혔다.

먼저 김 위원장은 일본 금융청 청사에서 이토 히데키 금융청장을 만나 최근 금융시장 현황 및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지난 12월 한·일 금융당국 정례회의가 7년만에 재개돼 서울에서 열린 가운데 올해 7월 이토 청장과 김 위원장이 나란히 취임했다.

양국 수장은 우선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양국간 협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공유했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경기상황 등이 변곡점에 위치하고 있고, 미국 대선 등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적지 않다고 진단한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초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전 세계 주식시장 폭락에서 확인된 것처럼 시장 참여자들의 과잉반응과 쏠림현상 정도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언제든 가시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두 수장은 이같은 시장 변동성에 적기에 대응함에 있어 양국간 협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인식을 함께하고, 앞으로 보다 긴밀한 협력을 위한 세부적 논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했다.

김병환(오른쪽 가운데) 금융위원장이 3일 오후 일본 도쿄 금융청 청사에서 이토 히데키(Ito Hideki) 일본 금융청장과 만나 최근 금융시장 현황 및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한·일 양국에서 자본시장을 통한 효과적인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선진화’와 ‘기업 밸류업’을 통한 자본시장과 상장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일본의 경우에도 ‘자산운용입국’이라는 틀 아래 투자수요 확대, 자산운용업 개혁 등을 추진하면서 밸류업 관련 공시 권고도 시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두 수장은 지난 제7차 한·일 금융당국 정례회의 내용에 대한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8차 회의를 계획했다. 7차 회의에서 발표된대로 한국산업은행은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 창업기업 IR 행사인 넥스트라운드를 오는 11월 도쿄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8차 회의는 연내 도쿄에서 개최될 방침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기업 밸류업 정책과 관련해 일본 현장에서 업종별 시사점을 얻기 위해 콘고디아 금융그룹, 인펙스, 그리고 소프트뱅크 등을 직접 방문했다. 현장 목소리를 들은 김 위원장은 “일본의 경우 제도시행 초기 시가총액 상위 대기업들을 포함한 다양한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선도적·모범적인 공시가 참여 분위기 확산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한국 대기업들도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며 정부도 지속적으로 소통·지원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보험‧금융투자업 등 9개 한국계 금융회사 현지점포 대표와 간담회를 가지고 일본 금융산업 동향, 회사별 영업현황 및 현안, 금융당국에의 건의사항 등에 대해 의견도 나눴다.

김 위원장은 “금융법령, 감독관행 등이 상이한 환경 속에서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타지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도전의지를 높게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일본 금융당국과 긴밀한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하여 일본에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의 영업환경이 개선되어 나가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