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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SDV 전환에 따른 소프트웨어 개발·검증 체계 혁신

차량의 본질 관련 하드웨어에 의해 결정되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 소프트웨어에 의해 성격에 따라 규정되는 시대다.

기존에는 자동차를 인도받는 시점에 탑재된 부품에 따라 차량의 기능과 성능이 결정됐다면, 이제는 차량 인도 이후에도 어떤 소프트웨어가 적용되는지에 따라 결정되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에 따라 차량의 기능과 성능, 감성요소까지도 차별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완성차업계는 이를 SDV(소프트웨어 중심차) 시대라고 일컫는다.

업계는 최근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집중하고 있다. 출시 이후에도 사용자가 향상된 자율주행 성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구독하거나 인포테인먼트의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소프트웨어 검증체계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복잡한 분산제어시스템인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전체 차량의 기능과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소프트웨어 결함이 발생하면 차량의 정상 작동이 불가능해지며 운전자는 물론이고 도로 위 불특정 다수의 경제적, 신체적 피해를 야기할 수도 있기에, 더 엄격한 소프트웨어 검증 방식과 그에 걸맞은 개발 체계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또한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데이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검증이 이뤄질 수 있는 플랫폼도 필요하다. 가상제어기, 가상부품, 가상차량, 가상도로를 활용하는 가상검증 체계로의 혁신은 이를 가능하게 해줄 요소다.

가상검증 체계는 현실에서 실제 차량을 활용해 검증하는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 트윈으로 가상 세계를 만들어 소프트웨어를 검증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존의 개발 방식이 실물 제어기와 차량을 기반으로 검증을 진행했다면, 가상제어기를 활용하면 날로 복잡해지는 기능의 동작성, 영향성 등을 개발 초기부터 검증할 수 있게 된다. 차량이나 제어기의 실물이 제작되기 전에 미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점검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장점이다.

더 나아가 검증 기간을 단축하고 더 안전한 차량을 개발할 수도 있게 된다. 날씨, 안개, 조도, 교통량 등을 옵션으로 설정한 고정밀 맵(HD Map) 기반의 가상 주행 환경에서 소프트웨어 검증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야간에 폭설이 내린 도로에서 주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검증’과 같은 상황을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횟수만큼 검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와 차량은 더욱 고도화될 수 있다. 검증과정을 거친 소프트웨어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운행 중인 차량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차량의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되면서 여기서 누적된 빅데이터는 추가적인 기능 개선이나 예상되는 결함에 대한 예방적 개선 활동에까지 활용가능하다.

최근 전지구적으로 정보기술(IT) 대란이 발생한 가운데, 그 원인으로 보안업체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소프트웨어 품질 관리 실패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소프트웨어 검증의 중요성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는 그 중심에 설 것이다.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개발과 검증 체계를 도입하는 혁신을 이뤄낼 수만 있다면, 차량의 소프트웨어가 SDV 시대를 맞아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품질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박중희 현대오토에버 SW품질혁신센터 상무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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