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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억으로 이제 빌라 전세도 못구한다…전세사기 폭락 끝났다 [부동산360]
서울 연립주택 전셋값 두 달 연속 상승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공급 부족 등 영향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시내 빌라 등 주거단지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전세사기, 보증금 미반환 사고 등의 여파로 기피 현상이 심화됐던 서울 비(比)아파트 전셋값이 다시 상승하는 모양새다. 서울 연립주택 전셋값이 두 달 연속 상승하는가 하면 전세중위값은 올해 처음으로 2억원을 넘겼다. 전문가들은 빌라 및 오피스텔 전세사기로 인해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고공행진하자 되레 ‘탈(脫)아파트’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일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연립주택 전세중위값은 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서울 연립주택 전세중위값은 1월~5월 각 1억9500만원→6월 1억9152만원→7월 1억9500만원→8월 2억원의 추이를 보였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연립주택 전세중위값도 지난달 1억4000만원을 기록해 2022년 10월(1억6993만원) 이후 가장 높았다.

중위값뿐 아니라 전세 평균값도 상승세다. 서울 연립주택 전세 평균값은 올해 6월 2억2366만원→7월 2억2400만원→8월 2억2574만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달 기준 연립주택 전세 평균값은 지난해 2월(2억2590만원) 이후 최고치다.

이런 상황에 서울 연립주택 전세가격지수 또한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 서울 연립주택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87% 올라 7월(0.135%)에 이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연립주택 전셋값 변동을 나타내는 각종 통계지표가 오름세를 기록하는 건 최근 2~3년 새 대규모 전세사기, 보증금 미반환 사태 등이 발생하며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나타났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이는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며 전셋값이 상승해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오랜기간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비아파트를 찾는 비율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일반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아파트 전세를 들어가고 싶어도 가격이 너무 오르고 있고 매물이 없어 빌라로 가게 되는 경우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또한 “전세사기 여파로 한동안 비아파트가 심한 홍역을 앓았지만 아파트 전셋값이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비아파트쪽으로 수요자들이 이동했을 수 있다”며 “일종의 탈아파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침체, 전세사기 등의 영향으로 비아파트 착공, 인허가 물량 등이 급감하며 공급 물량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2만1439가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착공 물량은 24.6%(2만6754가구→2만184가구), 준공 물량은 37.4%(4만1755가구→2만6131가구) 급감했다.

이 교수는 “연립주택은 보통 공급이 이뤄지면 6개월에서 1년 이내 준공된다”며 “전세사기, 깡통전세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게 2년 정도 됐는데 그 이후 공급이 급감했기 때문에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면서 전셋값도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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