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최윤호(오른쪽)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과 메리 바라 GM 회장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삼성SDI와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기) 상황에도 미국 내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예정대로 추진한다. 적극적인 선제 투자로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8일 삼성SDI는 GM과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 체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컬트 켈티 GM 배터리셀&팩 총괄 부사장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양사는 지난해 3월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부지 선정 등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

확정된 계획에 따르면 투자 비용은 기존 30억달러에서 35억달러(약 4조6000억원)로 늘어났다. 양측은 초기 연산 27GWh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 뒤, 생산 규모를 향후 36GWh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합작법인 설립 시 삼성SDI의 지분은 50.01％다.

합작법인의 위치는 인디애나주 뉴칼라일로 확정했다. 부지 규모는 277만㎡에 달하며, 양산 목표 시점은 기존 2026년에서 2027년으로 1년 조정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상황과 고객사의 주요 제품 출시 전략, 물가 인상 등을 고려해 최종 투자 비용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또한 양사의 합작법인 설립은 16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합작법인에서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반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가 생산되며, 이 배터리는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탑재된다.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통해 주행거리를 향상했을 뿐만 아니라 금속 재질의 외관과 안전장치(Vent)를 탑재해 안전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SDI는 GM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북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 발판을 마련하고, 최고의 품질과 안전성을 갖춘 각형 배터리 채용 고객사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삼성SDI는 이번 본계약 체결이 향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양사의 확신을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북미 지역 1위 완성차 업체인 GM과 지난해 MOU 체결 이후 굳건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프리미엄 배터리 생산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며 “삼성SDI만의 초격차 기술력을 담은 프라이맥스(PRiMX) 배터리 제품으로 GM이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삼성SDI와의 합작법인은 미국 전기차 시장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GM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GM의 전기차와 확대되는 충전 인프라를 경험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우리가 보다 더 다양한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면, 전기차 시장과 GM의 전기차 판매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도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2개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1공장은 33GWh의 규모로 연내, 2공장은 34GWh로 2027년 초 가동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