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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천 화재 호텔, 6년간 자체 소방점검서 36건 불량…올해도 ‘조짐’ 있었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부천의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등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23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화재 현장 외벽에 그을음이 보이고 있다. 부천=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화재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 호텔 측이 자체 소방점검에서 최근 6년 동안 30건이 넘게 불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소방 당국으로부터 받은 화재 안전 조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호텔 측이 민간 소방 시설관리업체에 맡겨 호텔 내 소방시설을 스스로 점검한 결과 모두 36건의 지적사항을 받았다.

2019년 7월에는 작동기능을 확인하는 자체 점검에서 지하 주차장 스프링클러의 펌프 유량계와 프리액션밸브 솔레노이드 2개가 불량으로 나왔다. 또 옥내소화전 주 펌프의 릴리프밸브도 불량으로 확인됐다.

2020년에는 연기감지기가 불량 판정을 받았고, 호텔 내 분말소화기 2개의 사용 기한이 지나 뒤늦게 조치하기도 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 진행된 2021년 자체 점검 때는 옥상 수조 탬퍼스위치 4개가 불량 판정을, 휴대용 비상 조명등 1개도 켜지지 않아 조치 명령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호텔의 연기 감지기는 2022년과 지난해 점검 때도 연속으로 불량 판정을 받았다.

25일 오후 경기 부천시 중동 화재 호텔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연합]

해당 호텔은 올해 4월에도 자체 소방점검을 진행해 그 결과를 부천소방서에 통보했는데, 당시 호텔 내 피난구 유도등 6개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지적을 받고도 점검을 맡은 업체가 전체 결과를 '양호'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민간 소방 시설관리업체가 자체 점검을 형식적으로 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27일 오전 불이 난 호텔과 업주 및 매니저 A씨의 주거지, 이 호텔 소방점검을 맡아온 B 업체 사무실 등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경찰은 호텔 자체의 안전관리 관련 서류 및 소방점검 서류 등을 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화재 초기 대응 과정에 관여한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입건자는 업주 및 명의상 업주 등 2명을 포함해 3명으로 늘었다.

이번 화재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4분께 부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해 사망 7명, 부상 12명 등 19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불길이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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