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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치하 한반도 삶의 질 향상"... 일제 미화 영상 튼 중학교사 수업배제
광복절 전날 보수 유튜버 영상 보여 준 60대
학교 측 자체 징계…부산교육청도 조사 진행
부산교육청 전경. [부산교육청]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광복절 전날에 부산 한 중학교에서 전교생에게 일제 강점기 미화 영상을 보여 준 교사가 수업과 업무에서 배제됐다.

부산 남구 A 중학교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물의를 빚은 A 교사에 대한 경위서를 받았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최대 징계 수위인 서면 경고를 했다"면서 "수업 배제와 아울러 업무배제 조치도 내렸다"고 밝혔다.

A교사는 지난 14일 오전, 정규 수업 전 자습시간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일제가 구한말 조선의 위생, 의료, 식량 문제를 해결했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을 상영했다.

한 보수 유튜버가 제작한 12분 분량의 영상으로 ‘무능하고 부패해 주민 삶이 피폐한 대한제국을 바꾼 건 일제강점기 총독부’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학교 측 설명에 따르면 60대인 A 교사는 각종 기념일을 앞두고 기념일이 왜 생겼는지 교육하는 '계기 교육' 업무 담당자다. 역사 교사는 아닌 국어 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선 영상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학부모들의 항의도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기념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서 A 교사가 영상을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잘 못 생각한 것 같다"면서 "중학교 1∼3학년 학생들의 역사관이 아직 바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영상이 상영됐다고 학교 측도 판단했고, 여러 차례 사과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 조처와는 별도로 현재 부산교육청은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조사가 완료되면 후속 조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을 제작한 유튜버는 '통계와 사료를 바탕으로 시대상을 설명한 것일 뿐 일제가 한반도를 근대화했다는 적극적인 가치 판단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체 누가 대한민국을 일본의 강제 침탈 미화 교육을 하는 나라로 만들었나"라며 "부산시교육청은 이런 참사를 벌인 학교와 교사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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