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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넘어질까봐 잡아줬더니 “젊은 애가 폭행” 무고한 80대 최후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자신을 도와준 시민을 되레 폭행 가해자로 신고한 8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고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4부(정영하 부장판사)는 9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A(8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양형부당을 주장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2년 광주 동구의 한 주차장에서 40대 남성 B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는데, 당시 그는 112에 전화를 걸어 "젊은 애가 폭행한다"고 신고했다. 그는 "40대로 보이는 남자가 주차장을 걸어가는 내게 경적을 울리더니 멱살을 잡고 밀쳤다"고 주장했다.

자칫하면 A씨를 도와준 시민이 억울한 처벌을 받을 수 있었지만, 다행히 현장에 설치돼 있던 CCTV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일조했다.

경찰이 사건 장소 CCTV를 확인한 결과 행인이 넘어지려는 A씨의 팔을 잡아줬을 뿐, 거짓 신고로 드러난 것이다. 이에 경찰은 B씨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는데, A씨가 이의신청하면서 B씨는 경찰조사에 이어 검찰 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A씨는 결국 무고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두 차례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A씨의 파킨슨병 등 중증 장애가 범행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 점을 고려한 벌금형이 무겁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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