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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증 있었지만 성취 컸다”…윤희근 경찰청장 퇴임
2년 임기, 33년 경찰생활 마무리
“국민 안전 위해선 단결해야”
윤희근 경찰청장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33년의 경찰 생활을 마치고 9일 퇴임한 윤희근 경찰청장(56·치안총감)은 "아쉬움과 회한이 없지 않았고 통증과 쓰라림도 있었으나 성취와 기쁨이 더 컸던 보람찬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통해 "치안의 총수라는 과분한 영예보다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경찰의 대표로서 어깨가 무거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민주적 통제와 중립성 논란,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 등 경찰청장 재임 기간의 주요 사건들을 언급하며 "시작도 하기 전부터 임기를 채우지 못할 거란 냉소도 있었고 계속되는 사퇴설 속에 흔들리는 시간도 있었지만, 어떠한 바람에도 경찰이 중심을 잡고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임 시의 약속과 다짐을 되새겼다"고 돌아봤다.

이어 "저를 이제까지 버티게 해준 원동력은 우리 모두의 꿈이기도 한 제복의 '품격'과 대한민국의 '국격'에 대한 깊은 성찰"이라며 "실력 있고 당당한 경찰은 제복의 품격이 갖춰질 때 빛을 발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안심공동체는 높아진 국격을 웅변하는 실천적 모습"이라고 했다.

윤 청장은 공안직 수준의 기본급 인상과 복수직급제 도입 등 열악한 직급구조 및 승진체계를 개선한 일과 수사경찰의 경쟁력 강화, 현장 중심의 경찰교육 개혁을 임기 내 성과로 꼽았다.

100원의 기적 캠페인을 비롯해 국립묘지법 개정, 간병비 현실화 등 순직·공상 동료들에게 실질적·현실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제도 개편도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미래치안정책국 신설과 보이는 112 등을 포함한 '과학치안' 정책 추진에 힘썼다면서 "대한민국 경찰이 다가올 내일을 디자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다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청장은 "혼자였다면 오늘의 순간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저를 믿고 함께해 준 전국의 수많은 동료 여러분과 경찰의 든든한 버팀목이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동료 경찰관들에게 "긍지를 갖고 당당하고 소신 있게 일해 나가달라"고 당부하면서 "국민 안전의 사명 앞에서는 한결같이 정직하고 겸손하게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임으로 내정된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을 두고는 "탁월한 업무역량과 열정을 갖춘 리더이자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경찰 동지"라며 "신임 청장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경찰의 더 멋진 미래를 활짝 열어달라"고 격려했다.

끝으로 윤 청장은 인연이 있으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만난다는 뜻의 중국 속담인 '유연천리래상회(有緣千里來相會)'를 소개하며 "제복을 벗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더라도 평생 간직해 온 조국·정의·명예의 경찰 정신을 잊지 않고 시민경찰로서 여러분의 마음과 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23대 경찰청장인 윤 청장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경찰대 7기로 입학해 1991년 경위로 임용됐다. 정보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과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경비국장 등을 지냈으며 이번 정부 들어 초고속 승진해 2022년 8월 경찰청장에 취임한 뒤 2년의 임기를 모두 채웠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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