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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해자만 감싸고 돈 민희진…거짓말 못 참겠다” 성희롱 피해자 입 열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9일 오후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첫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서울 용산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하이브 자회사 어도어에서 일어난 사내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민희진 대표의 수많은 거짓말을 참고 넘길 수 없다"며 민 대표를 직격했다.

민 대표가 지난달 30일 성희롱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여직원 B'로 언급한 어도어 퇴사자 B씨는 지난 9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민 대표가 '정신ㅇ' 등 여러 쌍욕으로 칭한 그 B"라고 소개하면서 장문의 반박 글을 올렸다.

B씨는 "일방적으로 가해자인 A 임원만을 감싸고 돌며 밑에서 일하는 구성원은 욕설과 폭언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 놓은 민 대표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힌다는 명분으로 퇴사한 회사 직원의 카톡을 한마디 양해도, 동의도 없이 공개했다"며 "이에 더해 본인은 대표로서 중립을 지켰으며 본인이 한 욕설의 대상이 B가 아니며, 카톡도 짜깁기라는 등의 수많은 거짓말을 재차 늘어놓는 것까지 참고 넘길 수는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언론 기사를 통해 제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을 때 저는 큰 충격을 받았다"며 "민 대표측이 매사 누구도 진실의 왜곡과 짜깁기를 당해서는 안 된다고 했으면서,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짜깁기라 말할 뿐더러 제가 퇴사 이후 보낸 사적 카톡 대화 내용까지 마음대로 자신을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글에 따르면 B씨는 어도어에서 A 임원의 직속 부하로 근무하면서 성희롱성 발언 뿐만 아니라 각종 직장 내 괴롭힘,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다 지난 3월 2일 사측에 퇴사 의사를 알렸다. 이후 같은 달 6일 회사에 성희롱,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를 했고, 16일 신고 처분 결과를 공유 받고 21일 퇴사했다.

B씨는 "임원 A씨는 기본적으로 매사 항상 비난하는 투로 저와 구성원들을 닦달했고, 업무시간 외에도 수시로 카톡으로 강압적인 업무지시를 해 제 일상과 인간으로서 자존감은 서서히 무너져 갔다"며 "카톡에는 드러나지 않은 문제된 성희롱성 발언이 이루어진 40분간의 대화에서도 '남자둘이 밥먹는 것 보다 어린 여자분이 있는 게 분위기도 좋고 낫다'라는 구린 성차별적 언행과 생각을 전했다"고 했다.

이어 "하이브는 성희롱 및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고, 민 대표에게 A 임원에 대해 '엄중한 경고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는데, 민 대표는 A임원에 대한 엄중 경고 조치를 취하는 것마저 거부했다고 들었다"며 "민 대표는 제가 신고를 한 당일부터 조사가 끝날 때까지 적극적으로 A씨의 혐의없음을 주장했고, 그 과정에서 제게 온갖 선넘는 모욕을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로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기 보다 제 신고를 무효화하기 위해 저를 '일도 X같이 못하면서 징징거리고 민폐만 끼치다가 짤리기 전에 나간' 사람으로 각을 짜서 몰아갔다는 것이 충성을 다한 직원으로서 서럽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B씨는 민 대표가 A씨와 자신을 포함해 3자 대면을 하자고 요구하고 B씨가 일을 못해서 보복성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이게 프레임을 짜기 위해 온갖 증거를 모으려 했다면서, "민 대표는 저를 '싸이코 정신ㅇ자', '미ㅇㅇ' 등 온갖 욕과 폭언으로 짓밟고 모욕하면서 가해자 A씨에게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무고죄로 고소하라'고 부추기고, 본인의 지위를 이용해 제 신고가 무효화 되도록 백방으로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민 대표가 해명문에서 주장한 대로 회사 대표로서 중립적인 태도로 대표로서 적절한 중재를 한 것인지 재차 묻고 싶다"며 "민 대표와 A씨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 대표 측은 지난달 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민 대표는 양측의 의견을 균형 있게 청취했고, 갈등을 조율하려 애썼다"며 "동시에 HR 절차의 개선, 투명성 제고 등 보다 나은 제도 운영을 위한 제안을 하이브에 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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