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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체국예금 87조 사상 최대…저축은행 대신 돈 몰린 상호금융
농협·수협·축협 수신 잔액 11조원 급증
우체국예금 87조원 ‘역대최대’
저축은행 수신 올해 들어 5조원 감소
금리 인하 전 투자 대기 자금을 넣어두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2금융권에 몰린 자금이 2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혜현 기자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우체국 예금에 87조원이 넘는 돈이 채워지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도 예적금으로 시중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금리 인하 전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이 비교적 금리가 높은 곳을 찾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수익성 악화로 정기예금 금리를 낮춘 저축은행은 거꾸로 수조원이 빠져나갔다.

18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체국예금 잔액은 87조188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83조9793억원) 대비 3조89억원(3.82%) 늘었다.

상호금융업권의 수신잔액도 증가세다.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상호금융업권 수신 잔액은 495조8099억원으로 작년 12월 말(484조2745억원) 대비 11조5354억원(2.38%)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259조8712억원)가 4조9793억원, 신협(137조6562억원)이 2조7606억원 불어났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 이후 꾸준한 수신고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 정기예금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아 투자 대기 자금이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예금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금리 기준으로 3.50~3.80% 수준이다. 신협과 새마을금고도 각각 3.74%, 3.79% 수준으로 예금은행보다 높다.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을 포함한 상호금융의 금리도 3.6%다. 반면 한은에 따르면 5월 기준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가중평균)는 3.55%로, 기준금리(3.5%) 수준과 비슷하다.

특히 이들 상호금융 업권은 개별 지점에서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 상황에 따라 예탁금 금리를 조정하기 때문에 종종 고금리 예금상품이 판매되기도 한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한눈에’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협 정기예탁금의 최고금리는 4.30% 수준으로, 4%가 넘는 정기예탁금 상품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금융상품한눈에에 공시된 4%대 정기예탁금 상품은 26개에 달한다.

문혜현 기자

상호금융업권과는 반대로 통상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투자 대기 자금 수요를 빨아들이던 저축은행은 수신고가 급속도로 줄고 있다. 5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101조9185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107조1491억원) 대비 5조2306억원 급감했다.

저축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 상황이 지속되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사상 최대 자금이 모인 우체국 예금은 ‘우체국예금·보험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부실이 발생해도 원금과 이자를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업권의 금리도 상호금융업권과 달리 하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65%로, 지난해 12월 말(3.96%) 대비 0.31%포인트 낮아졌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저축은행 쪽으로 흘러갔던 여유 자금이 이제는 오히려 굉장히 안전한 쪽인 우체국예금 등으로 가게 된 것”이라며 “저축은행 업황은 당분간 계속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상호금융 등이 투자처를 대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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