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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디 권한 약화, 투자자·印 사회·美 외교에 이득”[헬로인디아]
“안정성 유지·낮은 개혁 가능성, 금융시장에 긍정적”
독자 외교 노선 약화…“美 외교에 도움” 평가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권한이 약해진 것은 인도와 투자자들에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NBC는 6일(현지시간)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은 과반 의석에 못 미쳐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이라며 “모디의 손실은 인도의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모디 총리의 3연임 성공은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이다.

말콤 도슨 글로벌X 신흥시장 전략 부문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모디 총리가 그동안 시장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이 크고 인도의 민주주의 선거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에 시장은 안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X의 모기업은 한국의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미래에셋 인도법인은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다.

모디 총리와 BJP는 이번 총선에서 ‘2047년 선진국’ 비전과 함께 노동법과 토지 개혁을 내걸었다. 하지만 권한이 약해짐에 따라 차기 정부에서 이러한 개혁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게 예상되고 있다.

게이브칼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모디 총리가 농업, 토지, 노동시장을 자유화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의 독단 운영이 중단됨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클 것이란 분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BJP가 강경한 힌두 민족주의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게 되면 인도를 사회적으로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슨 부문장도 “균형 잡힌 정부는 일반적으로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을 가져오기 때문에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과거의 강자 정치에서 벗어나는 것은 주식시장의 측면에서도 인도와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보면 연정은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됐다.

최근 4번의 인도 정부 중 2번은 연정이었고, 인도 니프티50 지수는 의회 회기당 평균 109% 상승했다. 연정 시기인 2004~2009년 수익률은 211%, 1991~1996년은 164%에 달했다.

모건스탠리 주식 전략가들은 “결론적으로 거시적 안정성은 주가에 긍정적이며 이것이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낙관적인 이유”라며 “뭄바이증권거래소(BSE)의 센섹스 지수는 향후 5년간 12~15%의 연 수익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모디 총리의 새 정부가 오는 7월 예산을 공개할 때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풀킷 파트니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메모에서 “자본적지출(CAPEX) 확대를 위한 방향성 집중은 계속될 것”이라며 “제조업은 정책 지원을 계속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비람 엘레스와라푸 BNP파리바 인도 주식 부문장은 “지난 몇 년간 강력한 성장을 감안할 때 철도와 국방 부문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인도 총선 결과는 모디 정부의 독자 외교 노선을 약화시켜 미국의 외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누그러진 모디 총리는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미국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인도를 경제적 파트너이자 부상하는 중국의 균형추, 남반구 국가와의 연결고리로 여기며 인도 내의 민주주의 후퇴와 해외에서의 모험주의를 용인해 왔다.

하지만 이제 의회 과반을 잃은 모디 정부는 향후 연정 파트너와 대다수 정책에서 협력해야 해 운신의 폭이 줄어들게 됐다.

인도 외교부에서 약 40년간 근무한 은퇴 외교관 나브딥 수리는 “정부는 합의 구축에 더 많은 노력 기울여야 해 독단적 행동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모디 정부가 추진해 온 북부 카슈미르 자치권 박탈, 반무슬림 정책 등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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