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메인의 ‘AI 핀’.[휴메인 홈페이지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옷깃에 붙여 사용하는 인공지능(AI) 비서 ‘AI 핀’으로 주목 받았던 AI 스타트업 휴메인(Humane)이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소식통은 휴메인이 미국 PC 제조 및 판매 업체인 휴렛팩커드(HP) 및 다른 통신사들을 대상으로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각 대금은 10억달러(약 1조3700억원) 안팎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메인은 이번 매각을 위해 투자회사 타이덜 파트너스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휴메인은 애플 디자이너 출신인 임란 초드리와 베사니 본조르노 부부가 2018년 스마트폰을 대체하기 위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옷깃에 붙여 사용하는 AI 비서 AI 핀을 공개하면서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목 받았다.

AI 핀은 명함 정도 크기의 디바이스로 옷에 자석으로 고정하는 AI 비서다. 스크린이 없이 음성과 터치를 통해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손바닥이 대신한다. 손바닥을 근처에 갖다 대면 AI 핀에서 나오는 레이저를 통해 화면이 나타난다.

지난해 3월 마이크로소프트와 LG 등으로부터 1억달러(약 131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SK네트웍스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 등도 투자했다.

그러나 AI 핀 판매가 당초 기대와 달리 크게 저조하면서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휴메인은 잠재적인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AI 핀에 대한 평가에서 고객들은 “신뢰할 수 없고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는 “완성된 제품이라기보다는 과학 프로젝트에 가깝다”고 지적했고, 일부는 “기껏해야 파티용 트릭”이라고 평가했다.

휴메인은 올해 AI 핀 기기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잡았지만 현재 주문량은 10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