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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합참의장 “이스라엘, 하마스에 다시 땅 내줘…목표 달성 난망”
이례적으로 이스라엘 전술 비판
“탈환한 영토 안정화가 우선”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이 20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 합참의장이 이례적으로 이스라엘 군의 가자지구 전술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미 점령한 지역이 안정되기도 전에 전선을 이동함으로써 하마스에게 다시 땅을 내주고 있다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열린 국방부 브리핑에서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은 자신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실전에서 어떤 적이든 맞서 소탕한 뒤에는 그 영토에 들어가 사수하고 안정화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마스 전사들을 한 지역에서 몰아낸 뒤 그냥 떠나버리는 이스라엘의 전술은 지속적인 안정을 달성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며 “그들(이스라엘 군)은 하마스가 돌아올 수 있는 땅을 양보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주민들을 돕기 위한 인도주의적 노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 북부를 공격했다. 수주 간의 전투 끝에 가자지구 북부에서의 승리를 선언한 뒤 전선을 가자지구 남부로 옮겼지만 이후 북부 지역에서 하마스 조직이 재건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의 난민촌에서는 이미 열흘이 넘도록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가 이스라엘 군을 향해 대전차 로켓과 박격포를 발사하는 등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공습으로 대응하고 있다.

브라운 함참의장은 “이스라엘은 이미 탈환한 지역을 다시 또 탈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하마스를 군사적으로 파괴하고 패배시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를 해체하고 지도부를 사살하거나 생포하는 동시에 하마스에 억류된 약 130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구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전쟁 시작 8개월 째에 접어든 지금 이 목표 중 어느 것도 달성하지 못했다.

지리한 전쟁이 이어지자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는 가자지구 점령과 관련된 균열이 커지고 있다.

전시내각에 참여한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시 내각이 6월 8일까지 가자지구 전후 통치안을 포함한 6개 항목의 계획을 수립하길 바란다”며 “이런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연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뚜렷한 목표나 청사진 없이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사실상 최후 통첩을 날린 것이다.

이보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역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대신할 통치 세력을 찾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이제껏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직접 통치하지 않을 것이며 팔레스타인 세력이 이끌도록 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의 발언에 대해 “그의 요구는 종전과 이스라엘의 패배, 인질 포기, 하마스의 집권 허용,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같은 반응을 두고 연정 유지를 위해 극우세력에 의존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 등 극우파 파트너와 연정을 꾸려 120석 의회에서 64석을 차지하고 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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