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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총통 취임한 라이칭더…“현상유지·양안 공동번영”
취임사 키워드로 ‘온건·자신감·책임·단결’
차이잉원 정부 노선 현상유지
소식통 “‘가치외교로 이념 비슷한 동맹과 친구 돼 中압력 공동 대응’ 취임사에 담겨”
中, ‘대만 위협’ 군사적 압박 수위 높여가
대만 “中군용기 22대 포착”
20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청사 밖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과 라이칭더 총통이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친미·독립’ 성향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신임 총통이 20일 정식 취임하며 4년 임기를 시작했다.

라이 총통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샤오메이친(蕭美琴) 부총통과 함께 취임 선서를 하고, 한궈위 입법원장(국회의장)으로부터 ‘중화민국 국새’와 총통 인장을 넘겨받으면서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대만 중앙통신사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취임사 키워드로 ‘온건·자신감·책임·단결’ 등 네 가지를 택했다. 이는 전임 차이잉원 정부의 ‘민주·평화·번영’ 노선에 대한 ‘현상 유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 총통 측 소식통은 “지역 사무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서 라이 총통은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음’(不卑不亢)과 ‘현상 유지’의 정책 입장을 표명하고, 양안이 함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추구하자는 선의를 호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민주적 인성(靭性·버티는 힘)을 강화하고, 민주 동맹을 결합해 지역의 평화·안정을 담당하는 공헌자 역할을 유지할 것”, “대만을 ‘민주 세계의 MVP’로 만들어 가치외교로 이념이 비슷한 동맹과 친구가 되고, 현재 복잡한 지정학적 정세에서 중국의 각종 군사·외교 수단 압력에 함께 대응할 것” 등의 내용도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아울러 “대만이 글로벌 경제와 지정학적 안정에 필수 불가결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라이 총통이 ‘대만 민주·평화·번영의 현상 유지·추진을 자기 소임으로 유지하고, 5대 신뢰산업(반도체·인공지능·군수·안전통제·통신산업) 발전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총통이 취임하면서 중국이 대만을 향한 압박을 비롯해 군사 위협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20일 전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보고 있는 중국은 지난 2년간 대만을 위협해오며 섬 주변에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박 3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고 3시간도 채 안 돼 중국 전투기와 드론 22대를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라이칭더 총리에 대해 “분리주의자이자 문제아”라고 비판해온 만큼,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이번 취임식에서도 불만을 대외적으로 표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타이베이에 있는 라이이충 전망재단 싱크탱크 사장은 “시진핑의 노력이 실패하고 있지만, 대만의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통일을 강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될 정도로 대응 수위를 높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가들은 전했다. 후버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래리 다이아몬드는 “시 주석과 중국 고위 지도자들은 대만과의 ‘즉각적인 갈등’(immediate troubles)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국내 정치에서도 도전에 직면해 있다. 여당인 민진당은 1월 원내 과반 의석을 상실한 뒤 의사일정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8일 대만 매체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제1야당인 국민당은 전날 제2야당 민중당과 공조해 입법원(국회)과 의원들의 권한을 확대하고 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른바 ‘5대 국회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민진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법안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연단으로 올라가 점거를 시도했고, 이를 저지하는 국민당 의원들과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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