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미국 LA 한인타운 아파트에서 발생한 경찰 총격 사건의 보디캠 영상.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보도영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지난 2일 미국 LA 한인타운 아파트에서 경찰 총격에 숨진 40세 한인 남성의 경찰 보디캠 영상이 공개됐다. 경찰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있던 양용 씨가 흉기를 내려놓지 않자 8초 만에 근거리에서 총으로 쐈다. 조준사격한 총알 세발은 양 씨의 가슴과 복부를 명중했다.

17일(현지시각) 로스엔젤레스타임스 등 미 현지 매체는 사건현장이 담긴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경찰(LAPD)은 지난 2일 오전 11시 58분께 경찰이 아파트에 진입해 양 씨를 향해 들고 있던 칼을 떨어뜨리라고 명령했다. 이에 양 씨가 지시에 응하지 않자 양 씨에게 총격을 가했다.

숨진 LA 한인 남성 양용(40)씨.

당초 유가족은 양 씨의 정신질환이 악화돼 병원으로 이송을 요청하며 LA카운티 정신건강국(DMH)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정신건강국의 요청을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집안에 있는 양 씨와 닫힌 문을 통해 양 씨와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 밖으로 나오라고 설득했지만 양씨는 응하지 않았다. 이후 무장한 경찰이 강제 진압을 시도했다.

영상에는 무장한 경찰이 열쇠로 문을 열자 뒷걸음질 치며 당황한 양 씨의 모습이 찍혔다. 양 씨는 당시 거실 중앙에 서서 왼손에 흉기를 쥔 상태였다. 경찰이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명령했지만 양 씨가 그대로 경찰에게 다가오자, 경찰은 총격을 가했고 양 씨는 바로 쓰러졌다. 경찰이 양 씨를 맞닥뜨린 지 8초만에 이뤄진 일이다.

경찰은 의식을 잃은 양 씨에게 수갑을 채운 뒤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가슴에 2발, 복부에 1발 총상을 입은 양 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양용씨 유가족의 언론 인터뷰 장면. [JTBC 보도화면]

유가족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이 양씨의 정신질환을 알면서도 정신과 의사의 지원 없이 양씨에게 접근했고, 총을 여러번 쏴야 했던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LAPD 측은 보디캠 영상을 공개하며 “수사관들은 현장에서 11인치(28㎝) 흉기를 회수해 증거물로 보관했으며, 현장에서 약물(narcotics)을 회수해 증거물로 조사했다”며 “LAPD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이 사건을 계속 조사하고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자체 조사가 끝나면 민간 조직인 경찰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해당 경찰관의 무력 사용이 정당했는지 결정하게 된다.

유족 측 변호인단은 이날 성명에서 “LAPD가 집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을 때 양씨는 혼자 있었고 집 안에 머물렀으므로 누군가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없었다”며 “LAPD는 그들이 결정한 방식으로 집에 들어감으로써 상황을 악화시켰고 이는 불필요한 총격으로 귀결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