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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러 본토에 美 무기 못 쓰면 패배”
바이든 행정부, 의회에 압박 강화
블링컨 “자국 영토 회복에 집중해야”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러시아의 대대적인 공세에 직면한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를 러시아 본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미국 정부와 의회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국경 너머의 전력을 사전에 파괴해야 공세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회의원 5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최근 워싱턴DC를 방문해 바이든 행정부 관료와 의회 의원들을 만나 미국산 무기의 러시아 본토 사용에 대한 금지 규정을 철회하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끈 다비드 아라하미야 의원은 “누군가가 버지니아 주에서 워싱턴 DC를 공격하려고 할 때 버지니아를 먼저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며 금지 규정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군들을 비롯한 군인들은 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며 정치인인 우리들에게 이러한 상황을 종결시키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렉산드라 우스티노바 우크라이나 의회 대미 관계 담당 부대표는 “지금 당장 국경에서 러시아 전력에 대해 무기를 발사할 수 없다면 하르키우 지역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해다.

이같은 반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공세를 펼쳐 동부전선 일대에서 우크라이나 군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자국 영토 방어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 정유 공장 등에 대해 드론 등 자체 무기로 공격해 왔지만 한계를 느끼고 있다.

러시아는 지휘 본부를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의 사정 거리 밖으로 옮기는 등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대비하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에이태큼스(ATACMS) 등 장거리 무기를 통해 러시아 본토 내 목표물을 타격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인 대서양 횡단 대화센터의 막심 스크립첸코 소장은 “하르키우 공세 전에 미국 무기를 러시아 본토 내로 발사할 수 있었다면 러시아가 국경에 병력을 집결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쟁연구소(ISW) 여시 최근 발표한 분석에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의 정책이 우크라이나의 방어 능력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는 여전히 확전 방지를 위해 러시아 본토에 대하 무기 사용 규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키이우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를 되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민주당 마크 켈리 상원의원도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넘어 분쟁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제공하는 것과 무기를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를 끊임없이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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