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선균 씨 영정사진[사진공동취재단] |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 숨진 배우 고(故) 이선균 씨에 대한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인천지검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착수 3개월 만에 인천경찰청 뿐만 아니라 인천지검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한 상황이 됐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최초 유출자 관련해 수사를 하다 보니 인천지검 소속 수사관이 관련돼 있는 정황이 나타나 입건했다”며 “이에 따라 인천지검 등에 대한 필요한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기타 사안은 현재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우 본부장은 수사 결과 발표 시기에 대해 “아직 그럴 (발표)단계는 아니고, 수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5일 인천지검과 경기 지역 언론사 A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고, 인천지검 소속 수사관 B씨를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B씨는 이씨가 마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정보를 경기 지역 신문사인 A사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A사는 지난해 10월 ‘톱스타 L씨, 마약 혐의로 내사 중’이라는 제하의 기사로 이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내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최초 보도했다.
경찰은 A사가 이번 사건을 최초 보도한 경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B씨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B씨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하고, 포렌식 작업 등을 거쳐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맡았던 이씨의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은 A사가 최초 보도한 뒤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14일 형사 입건된 이후로 약 두 달간 세 차례에 걸쳐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씨는 세 번째 소환 조사를 받은 지 나흘 뒤인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가 잇따르면서 지난 1월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그로부터 3개월 동안 인천경찰청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자 체포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 밖에도 경찰은 이씨의 마약 사건과 관련해 수사보고서가 유출된 경위까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이씨의 마약 사건의 수사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 C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C씨가 유출한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18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작성한 것으로, 이씨의 마약 사건과 관련한 대상자들의 이름과 전과, 신분, 직업 등 인적 사항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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