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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CPI 반등…“올해 금리 인하 두 번에 그칠 수도”
CPI 3.5%…3개월 연속 시장 예상치 상회
서머스 전 재무 “금리 인상에 대비할 때”
뉴욕증권거래소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들어 3%대 중반으로 반등하며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확신을 얻기까지 금리 인하가 부적절하다”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밝히면서 올해 금리 인하가 두 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 CPI 상승률(3.2%) 대비 크게 오른 데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4%)도 상회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0.4%로 전문가 예상치(0.3%)를 웃돌았다. 지난 1∼2월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돈 데 이어 3월에도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것이다.

주거비(전월 대비 0.4%)와 휘발유(전월 대비 1.7%)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에 절반 이상을 기여했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해 2월 상승률(3.8%)과 같았다. 전월 대비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역시 2월 상승률(0.4%)과 같았다.

근원 물가 상승률은 전년과 전월 대비 모두 전문가 예상치를 0.1%포인트씩 웃돌았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에너지·식품 가격을 제외하기 때문에 물가의 근본적인 흐름을 더 잘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6월 9.1%를 정점으로 작년 상반기까지 둔화 추세를 이어왔다.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3%대 초중반에서 오르내리며 연준의 정책 목표인 2%대 진입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시마 샤 프린시펄에셋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의 정체가 더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날 공개된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연내 어느 시점에는 금리 인하를 하는 게 적절하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강한 확신이 들기 전에 기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물가 전망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높게 지속되는 불확실성에 주목하며 인플레이션이 2%로 안정적으로 둔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최근 지표가 보여주지 못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고 언급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3월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2개월(1~2월) 간 울퉁불퉁한(bumpy)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다”며 “앞으로도 울퉁불퉁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일부 참석 위원은 중동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공급 병목현상이나 운임 상승을 초래하며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준 위원들은 2017~2019년 실행됐던 양적긴축(QT) 종료 당시 경험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대차대조표 축소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대체적으로 평가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을 말한다.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데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함에 따라 올해 기준 금리 인하 폭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이날 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17.9%까지 급락했다. 7월 인하 가능성도 38.2%에 불과하다. 9월 인하 가능성은 45.5%로 동결가능성(31.5%)보다 높게 나타났다. 금리 인하가 올해 3분기 말에나 시작될 것이란 전망인 셈이다. 이후 추가 인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점은 12월(33.8%)로 나타났다. 당초 올해 6회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란 연준의 전망과 달리 올해 금리가 2회만 인하될 수 있다는 얘기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지금 당장은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며 “다음 금리 행보는 인하가 아니라 인상이 될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8bp(1bp=0.01%포인트) 급등한 4.546%로 장을 마감했다. 기준 금리 향방에 가장 영향을 크게 받는 2년물 수익률 역시 4.973%로 22.6bp 급등했다.

뉴욕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S&P500 지수는 0.96% 하락한 5159.83에 장을 마감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0.86% 떨어진 1만6168.15,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9% 하락한 3만8452.15를 기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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