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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4일이나 투표, 여성 투표율이 더 높다고?…인도 총선이 궁금하다 [헬로인디아]
19일부터 투표 시작…6월 4일 결과
유권자 9억7000만명...여성 투표율 더 높아져
모디 총리 압도적 지지...이변 없을 듯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인도 총선이 오는 19일부터 시작해 6월 1일까지 6주간 진행된다. 14억 인구 중 유권자 약 9억7000만명이 참여하고 1500만명의 선거관리인력이 동원되는 등 규모 면에서 단연 세계 최대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도지만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이 남성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연임은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그의 집권 10년간 인도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구매력 등을 무기로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높아진 위상 만큼 총선에 쏠리는 관심도 높은 가운데 인도 총선에 대한 몇 가지 궁금증을 풀어본다.

투표 기간만 44일…印 총선 왜 이렇게 길지?
인도 카르나타카 주(州)의 싯다라마야(C) 주 장관이 지난 7일(현지시간) 벵갈루루에서 인도국민회의(INC) 정당 캠페인의 일환으로 로드쇼에 참여하고 있다. [AFP]

의원내각제 국가인 인도는 5년 임기의 하원의석 543석 중 다수를 차지한 정당이 집권하며 집권당 당수가 총리로 선출된다. 이번 총선은 19일 시작돼 6월 1일에 끝난다. 28개 주에서 지역별로 4월19일, 4월26일, 5월7일, 5월13일, 5월20일, 5월25일, 6월1일 등 7단계에 걸쳐 실시된다. 개표 결과는 6월 4일에 나온다. 이번 선거는 장장 44일에 걸쳐 투표가 진행되면서 인도 역사상 두 번째로 긴 투표로 기록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선 등록된 유권자 약 9억7000만명이 105만여개 투표소에서 각자 한 표를 행사한다. 이번 총선에 처음 참가하는 유권자는 1800만여명, 20∼29세 유권자는 1억9000만여명에 각각 달한다. 라지브 쿠마르 인도 선거관리위원장은 “등록된 유권자는 몇 개 대륙의 유권자를 합한 것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권자가 많다 보니 일부 주는 하루 만에 투표를 종료하지만 몇 일에 걸쳐 투표를 하는 곳도 있다. 지난 총선때 인구 2억명이 밀집한 우타르푸라데시에선 7일에 걸쳐 유권자들이 투표를 실시한 바 있다.

모든 등록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 점도 선거 기간을 장기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도 선관위는 모든 유권자로부터 2km 이내에 투표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2019년 선거 당시 해발 4650미터 높이 히말라야의 마을에 투표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선거를 7단계로 나눠서 하는 것은 넓은 지리적 문제도 있지만 국가 안보와도 관계가 있다. 국경 수비를 맡는 연방 보안군 수만 명이 선거 질서 유지에 차출되기 때문이다.

여성 지위 낮다면서...투표율은 남성보다 높다고?
모디 마스크를 쓴 인도국민당(BJP) 지지자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가지아바드에서 다가오는 총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BJP가 주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보이지 않음)의 로드쇼를 지켜보고 있다. [EPA]

남성 위주의 정치 영역에 여성 투표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이번 총선에서 인도의 여성 유권자 수는 약 4억7000만명(48%)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7일(현지시간)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 따르면 수십 년 동안 인도 남성은 여성에 비해 선거일에 투표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았지만 참여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총선에서 남녀 투표율이 뒤집혔다는 점은 역사적인 사건으로 꼽혔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선거에서 여성 유권자들의 참여율은 67.18%로 67.01%를 기록한 남성 참여율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인도국가은행의 경제연구부는 “인도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가 증가한 것은 지난 10년간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며 “여성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 3연임 기정사실화...야당의 영향력은?
아암 아드미당(AAP) 고위대표이자 라지야 사바 의원인 산제이 싱이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의 체포에 반대하는 대규모 단식 시위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이번 선거에서는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인도국민당(BJP)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3일 인도 뉴스채널 인디아TV와 여론조사업체 CNX는 모디총리의 BJP와 정치연합이 연방하원 의석 4분의 3가량을 차지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약 18만명의 전국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이끄는 국민민주연합(NDA)은 연방하원 전체 543석 가운데 399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BJP 단독으로도 342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야당의 대반전이 일어날 일은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

야당은 BJP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7월 27개 정당으로 구성된 인도국가발전통합연맹(INDIA·Indian National Developmental Inclusive Alliance)이라는 연합체를 결성했지만, 정당들이 첨예한 이해관계를 두고 내분과 충돌이 일어나 “위기 지점에 도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국 유력 매체 타임(TIME)은 “INDIA는 파벌 싸움과 의석 공유 협상에서 오가는 갈등으로 모디 총리에 도전하는 데 거의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다.

영국 옥스포드대의 공공정책 전문 대학원 과정인 블라바트닉 정부 학교의 부교수로 있는 마야 튜더는 “이 모든 것은 모디 총리의 인기에 도전하려는 미약한 시도에 불과했다”며 “야권은 지역구별로 단일 야당 후보를 조율하는 등 이념적으로 단일화를 이룰 때 가장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발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핵심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것도 선거 동력을 빼앗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도 금융범죄수사국(ED)은 지난달 21일 야권 핵심 정치인인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를 체포했다. ED는 케지리왈 주총리가 뇌물을 받고 2021년 델리 주정부가 주류 판매에 대한 규제를 없앤 것으로 봤다.

인도 시민 단체인 사타르크 나그릭 상가단의 설립자인 안할리 바르드와즈는 “선거에 다다르면서 야당이 매우 약해지고 있다”며 “지도자들이 체포되거나 심각하게 조사를 받고 있으며, 집과 사무실은 급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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