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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조금에 美 투자 늘리는 반도체 기업들…바이든 ‘AI 칩 야망’ 통했나
美, TSMC에 16조원 지원…TSMC, 美 투자 34조원 확대
이르면 내주 삼성전자 보조금도 발표 예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2월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둘러 보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중국에 맞서 반도체 패권을 장악하려는 미국의 야심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보조금을 대거 풀면서 대만 TSMC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다.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에 총 116억달러(약 15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한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상무부는 TSMC에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6억달러(약 8조9000억원)와 저금리 대출 50억달러(약 6조8000억원)를 제공할 예정이다. 보조금은 당초 예상됐던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 대비 30% 이상 늘어난 규모다.

미 정부는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으로 유인하기 위해 외국 반도체 기업에 이 같은 지원을 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반도체를 발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반도체 생산량은 전 세계 40%에서 10%까지 줄었다. 게다가 최첨단 반도체는 생산하지 못해 경제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법으로 “이런 흐름을 되돌리고자 한다”며 “(TSMC 등에 대한 투자로 건설되는 생산 시설들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반도체를 생산해 미국이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생산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지원에 화답해 TSMC는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시설 투자 규모를 기존 400억달러(54조2000억원)에서 650억달러(약 88조1000억원)로 250억달러(약 33조9000억원) 확대하기로 했다.

TSMC는 이날 “애리조나주에 세계 최첨단 2나노 공정 혹은 더 진보된 공정을 활용할 세 번째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팹은 2020년대 말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첨단·고임금 일자리 6000개 가량을 창출할 것이란 설명이다.

TSMC 로고. [로이터]

TSMC는 이미 애리조나주에 팹 두 곳을 건설 중이다. 첫 번째 팹은 2025년 상반기에 4나노 기술을 활용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고, 3나노 기술과 2나노 기술을 활용하는 두 번째 팹은 2028년에 조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TSMC의 650억달러 투자는 미국 사상 외국인 직접 투자로는 최대 규모”라면서 “TSMC가 생산할 반도체들은 모든 인공지능(AI)과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지탱하는 필수적인 부품이며 21세기 군사 및 국가 안보(에 필요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 대통령의 AI 칩 야망이 증대됐다”며 “미국은 AI에 사용되는 최첨단 칩 중 일부가 미국에서 생산되고, 엔비디아와 AMD 같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아시아 생산 의존도를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상무부는 이르면 다음 주 한국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삼성전자가 60억달러(약 8조20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일에는 삼성전자가 텍사스주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기존 170억달러(약 23조원)에서 440억달러(약 59조6000억원)로 확대할 계획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미 정부는 지난달 20일 자국 반도체 제조 업체 인텔에 보조금 85억달러, 대출 110억달러 등 총 195억달러(약 26조4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반도체법을 통해 자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생산 보조금 390억달러,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달러(약 71조4000억원)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전까지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에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FT는 “현재 최첨단 칩의 90%가 생산되고 있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침공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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