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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를대로 오른 엔비디아 대신 여기”…월가, 신흥시장 AI 기업 발굴 나서
골드만·모건스탠리 등 신흥국 투자
美보다 낮은 평가 가치 매력적
SK하이닉스가지난달 20일 엔비디아 주최 개발자 콘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에서 공개한 인공지능(AI) PC용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신제품인 ‘PCB01’[연합]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열풍의 수혜를 입을 부품 장비업체를 찾아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AI 관련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신흥시장의 저평가된 기업을 ‘새로운 승자’로 이끈다는 전략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AI 공급망 구성요소 중 특히 관련 설비의 냉각 시스템과 전원 공급장치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 역시 AI가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할 수 있는 업체에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들 IB들은 AI와 관련한 새로운 투자처로 한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지타니아 칸다리 모건스탠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AI를 신흥 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반도체 같이 직접적인 AI 수혜주에 투자했지만 앞으로는 수익을 높이기 위해 AI를 도입하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을 찾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신흥시장에서 AI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주식에 이미 1조9000억달러의 투자금이 몰리면서 TSMC와 SK하이닉스 등 대만과 한국의 반도체 기업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IB들이 신흥시장의 AI 관련 기업에 주목하는 것은 이미 주가가 오를 대로 오른 미국 관련 기업보다 적은 투자액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34.1배인데 반해 아시아의 거대 AI 기업들의 12개월 예상 PER은 일반적으로 12~19배 사이로 평가되고 있다”며 “신흥 시장 기술 기업들의 수익은 평균 연간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 동종 기업의 20% 증가 예상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것은 AI 랠리 이전에도 이미 기술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TSMC나 폭스콘, 미디어텍 등 대만 반도체 기업이다. 이 세 종목은 지난 5개월 동안 투자가치가 2배로 늘어난 ‘iShare MSCI EM Ex-CHina ETF’의 투자 상위 10개 종목에 속했다.

AI 산업에 필요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본딩 장비를 제조하는 한국의 한미 반도체는 올해 들어 주가가 2배 이상으로 오르며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종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베트남에서는 IT 서비스 제공업체인 FPT가 올해 20%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인도의 거대 석유화학업체이자 디지털 기술 업체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 역시 AI 열풍에 발맞춰 인도 내 22개 언어로 작동하는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아누즈 아로라 JP모건 신흥시장 책임자는 “역사적으로 유명 기업들의 공급 업체였던 기술 기업들이 스스로 대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다”면서 “AI 기술을 조기에 도입함으로써 이 기업들은 경쟁사보다 훨씬 앞섰다”고 평가했다.

루크 바스 골드만삭스 포트폴리오 책임자는 “신흥시장은 미래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자국 기업을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신흥 시장의 정부 주도 정책의 장점을 강조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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