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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고용 좋다더니...공장 직원들에겐 “나가라”
반도체 공장만 고용 증가...제조업은 악화일로
댄 아리언스 직원이 미국 위스콘신주 브릴리언에 있는 회사 공장의 조립 라인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매출 급감으로 직원 20%를 감축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전세계에 잔디 깎는 기계를 생산하는 미국 위스콘신 주(州) 기업 댄 아리언스는 최근 직원 20%를 감축했다. 1600명의 직원을 내보냈고, 신규 고용은 중단했다. 매출이 급감한 이 기업은 내년까지 사업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반도체 공장이 세워지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고용 붐’이 일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해 반도체 투자 성과를 발표할 정도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공장이 세워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레이놀즈 MIT 경제 개발 연구원은 “노스캐롤라이나나 조지아 주를 살펴보면 기업들은 공장을 착공하기도 전에 이미 채용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일어날 일의 징조”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하면서 일자리 위협을 느끼는 공장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의 전체 고용은 5%대로 늘었지만 제조업 일자리는 1%대 초반에 그쳤다. 한때 전체 고용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미국 경제를 견인했던 제조업 위상도 옛말이 됐다.

직원 내보내는 공장들
제너럴 모터스 전기 자동차 조립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 [AP]

4일(현지시간) 공급관리연구소(ISM) 자료에 따르면 3월 제조업 고용은 6개월 연속 감소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는 경기침체 기간을 제외하고는 이례적인 장기간의 기록이라고 전했다.

실제 직원들을 내보내는 공장도 늘고 있다. 농기계 제조업체 콘덱스는 올해 인원 5%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이터는 “콘텍스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임금 3배를 주고 근로자를 채용했던 기업”이라며 “많은 공장들이 채용을 억제하거나 없애는 쪽을 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오와주에 있는 타이슨 푸드도 돼지고기 포장 공장을 폐쇄해 1200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됐다.

공장 일자리는 2022년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제정후 본격적으로 감소했다. 미국 노동 통계국(BLS)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칩스법이 마련된 2022년 8월부터 전체 고용이 늘긴 했으나 제조업은 약세를 보였다. 올해 2월 전체 고용 성장률은 5.2%였으나, 제조업 고용은 1.1%에 그쳤다.

옛날에는 잘 나갔는데…제조업 고용 22%→8%
자동자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로이터]

그마저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한 건축 제조업이 지표를 견인했다. 스캇 폴 미국 제조업 연합 회장은 “공장 건설 붐이 건축업자와 시멘트, 철강 등 필요한 자재를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2월 추가 고용 중 제조업 비율은 전체 8.2%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제조업 부흥기였던 1979년 최고치인 22%에서 13.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로이터는 “미국 제조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체 일자리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지만 생산 라인에 필요한 사람이 줄면서 감소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2022년 말부터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고용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폴 회장은 “공장 건설도 많은 부분이 2025년 이후에 사라질 것”이라며 “제조업 분야 고용 시장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미국 고용은 시장 예상을 웃돌고 있다. 지난 3일 민간급여처리회사 ADP에 따르면 3월중 민간 고용은 3월에 18만4000건으로 직전 달인 2월에 비해 2만1000건 증가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는 15만 건이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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