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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카’ 접은 애플, 차세대 카드는 ‘가정용 로봇’
아이폰 대체할 새 수익원 부각…애플카 개발팀 참여
“엔지니어링 난제 산적……단기간 내 혁신은 어려워”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애플이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을 들여 개발하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를 포기한 후 가정용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차세대 거대 시장)’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가능성 중 가정용 로봇을 염두에 두고 개인용 로보틱스 분야를 연구하는 팀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로보틱스 부문은 애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서와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 그룹의 협력을 통해 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책임자인 존 지아난드레아가 이끄는 개발팀에는 애플워치와 에어팟 등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 제품 개발을 이끈 맷 코스텔로와 브라이언 린치 등 고위 임원도 합류했다. 최근 사업이 취소된 애플카 프로젝트의 최신 하드웨어 팀도 가정용 로봇 개발에 관여한다.

애플 엔지니어들은 로봇 기술을 이용해 디스플레이를 자동으로 움직이는 탁상용 디바이스를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유사한 형태의 디바이스를 개발해왔다. 페이스타임 세션 중에 통화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모방해 디스플레이를 흔들거나 화상 통화 중 특정 인물을 정확히 비추는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만해도 그러한 제품의 수요가 충분할지 우려가 제기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로보틱스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제품 개발에 착수한 것은 아이폰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이폰은 지난해 회사 매출액 3833억달러 중 약 5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시장에서 올해 첫 6주간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4% 하락하는 등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한대 당 약 10만달러에 판매될 예정이었던 애플카 프로젝트가 최종 취소된데다 비전 프로 등 혼합현실(MR) 고글 분야가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로보틱스는 최근 첨단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AI와의 접목도 용이하다. AI를 통한 판단을 실제 작업으로 구현하는 분야가 로보틱스이기 때문이다. 애플 AI 연구원들은 로봇이 집 안의 어수선한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하는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애플이 가정용 로봇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당장 시장을 뒤흔들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아마존이 2021년 1600달러 짜리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Astro)를 내놨지만 많은 수의 제품을 판매하는 데는 실패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에선 싱크대에서 인간 대신 설거지를 하는 등 집안일을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이를 위해서는 매우 어려운 엔지니어링 과제를 극복해야 하며 10년 내에는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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