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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간남자와 통화를?" 22세女 살해한 오빠, 촬영한 오빠, 지켜본 아빠
2014년 5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일명 '명예 살인'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EPA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파키스탄에서 20대 여성을 남자 가족들이 '명예 살인'하고 살해 장면 영상을 SNS에 올려 충격을 주고 있다.

파키스탄 일간 돈(Dawn)과 AFP 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경찰은 22세 여성 마리아 비비의 남자 형제인 무하마드 파이살과 또 다른 남자 형제 셰바즈, 그들의 아버지 압둘 사타즈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체포했다.

파키스탄 펀자브주 토바 텍 싱 마을에 사는 이들은 지난달 17일 비비를 살해하고,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파이살이 비비를 교살했으며, 셰바즈는 그 장면을 촬영했고, 사타르는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SNS에 올린 살해 장면 영상은 빠르게 퍼지면서 공분을 일으켰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이들은 마리아 비비가 자연사했다고 변명했다.

살인 동기를 수사 중인 가운데, 파이살은 경찰 조사에서 "비비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과 여러 차례 영상 통화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며 이번 사건이 명예 살인의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비비의 죽음을 애도하며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누리꾼 라호리는 "파키스탄의 이슬람교가 이렇게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들이 얼마나 이슬람교를 사랑하는지 보여준다"고 비꼬았다.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이슬람권에서는 집안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살해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파키스탄 인권단체 '파키스탄인권위원회'(HRCP)에 따르면 2022년 기준 316건의 명예 살인이 파키스탄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가족을 살해한 뒤에도 이를 숨기는 경우가 많아 실제 사건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 정부는 명예 살인을 방지하기 위해 2016년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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