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6조원 보조금 받고도 부족하다는 인텔…“제2반도체법 필요”
“亞서 산업 잃는 데 30여년…법 하나로 고칠 수 없어”
인텔 반도체 지원 두고 일자리 창출 등 기대
SEMI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및 강화에 도움될 것”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서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를 둘러본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겔싱어 CEO는 제2의 반도체법에 어떤 내용이 담기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제2의 반도체법에는 일정 수준의 보조금이 필요하고, 지속 가능한 세제 정책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자본 투자에 대한 세금 공제와 지속적인 연구개발 지원을 당부했다. 이어 “공급망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계속해서 정부를 다시 찾아가 지원받지 않아도 되도록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창출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22년 반도체법을 제정,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 총 390억달러(약 52조3000억원), 연구개발(R&D) 지원금 총 132억달러(약 18조원) 등 5년간 총 527억달러(약 70조7000억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 오하이오, 뉴멕시코주에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는 대가로 보조금 85억달러와 대출 110억달러 등 195억달러(약 26조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전날 미국 정부의 보조금 발표 행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겔싱어 CEO는 바이든 대통령이 인텔의 반도체 생산시설이 “더 크게 더 빨리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을 통해 2030년까지 세계 최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량의 약 20%를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겔싱어 CEO는 이를 30%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반도체법 지원으로 미국 내에서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인 경제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백악관은 성명에서 인텔에 대한 반도체 지원으로 1만개의 제조업 일자리 및 2만개의 건설업 일자리 등 3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CNBC는 “인텔은 이미 피닉스 지역에서 1만3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며 “반도체 지원금이 유입되면 인텔이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두 개의 반도체 공장을 지을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해당 지역에 수천 명의 고액 연봉자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도 미국 반도체 기업의 지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조 스토쿠나스 세미(SEMI) 아메리카 회장은 “국내 반도체 공급망의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한 것에 대해 미 상무부에 찬사를 보낸다”며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과 디지털화 추세로 시장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텔에 대한 칩스법 등 반도체 제조에 대한 정부의 투자는 전 세계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조사 결과 미주 지역은 향후 몇년 간 아시아 내 상위 팹(Fab) 장비 지출 지역과의 격차를 크게 좁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다른 지역의 확장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및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동맹국의 참여와 한국 및 대만 반도체 기업의 미국 투자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인텔에 지원한 자금은 삼성전자(60억달러)와 TSMC(50억달러) 지원금의 네 배에 달하면서 미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몰아주기’ 아니냔 평가가 나온다. ‘제2의 반도체법’이 나오더라도 미국 이외의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겠느냔 회의론이 제기된다.

이에 우리 정부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SK하이닉스 공장 착공 시점은 내년으로 2019년 2월 정부가 첫 발표한 지난해 착공보다 3년 가량 늦춰졌다. 내년 착공을 시작하면 2027년에야 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에 조성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부지는 3년 뒤인 2026년이 돼서야 부지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동은 2030년 쯤으로 예상된다.

산업 단지 승인 지연과 산업 용수 및 전력 등 인프라 부족과 함께 토지 보상 절차 장기화 등이 지연 원인으로 꼽힌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 초격차는 속도에 달린 만큼 우리 기업이 클러스터 속도전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전 부처가 합심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yckim6452@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