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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찌에 무슨 일”…변신 시도했는데 매출 감소
케링그룹 매출 10% 감소 전망…구찌 20% 급감
LVMH·에르메스 매출 증가와 대조적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프랑스 명품 기업 케링(Kering)그룹이 명품업계 중 드물게 실적 부진을 예고했다. 대표 브랜드 구찌의 판매 급감이 그룹 전체의 매출을 끌어내릴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케링그룹은 19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그룹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차지했던 구찌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나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케링그룹은 “이러한 실적은 주로 구찌의 급격한 매출 감소를 반영한다”며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구찌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룹은 오는 4월 말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찌는 새로운 경영진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사바토 데 사르노의 지휘 아래 전환의 과정에 있지만 아직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데 사르노의 컬렉션은 지난달 중순부터 매장에서만 판매되고 있는데 케링그룹은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몇 달 안에 신상품의 가용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케링그룹은 올해 구찌의 변신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구찌가 올해 이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구찌뿐 아니라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등 케링그룹이 보유한 다른 브랜드들도 지난해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케링그룹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경쟁사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에르메스(Hermès) 등이 최근 분기에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수년간 기록적인 매출 성장과 이익을 달성했던 명품 시장이 둔화하면서 업계 최강 기업들과 최약 기업들의 운명은 더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명품 시장이 2016년 이후 연평균 10%의 성장을 기록해 왔으나 올해는 성장률이 5%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은 브랜드들이 나이가 많고 부유한 구매자보다 경제적 압력에 더 취약한 이른바 ‘열망적 구매자’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느냐라고 FT는 지적했다.

특히 구찌는 알레산드로 미켈레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절 더 젊고 패션을 선도하는 고객층을 늘렸다. 이는 몇 년 동안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후 취향이 변하면서 구찌는 압박을 받게 됐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에서 팬데믹 시대의 경기 부양책이 끝나고, 중국의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구찌의 실적은 더욱 흔들렸다.

실적 부진에 빠진 케링그룹의 주가는 지난 1년간 25% 가까이 하락했다.

루카 솔카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배심원단은 중국인들이 사바토 데 사르노의 조용한 명품을 좋아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렸다”며 “우리는 새로운 구찌가 효과가 있다는 더 확실한 신호를 기다리며 울타리에 앉아 있다”고 평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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