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17년 만에 금리인상에 나섰다. 장기 금리를 억제하기 위한 수익률곡선통제(YCC)를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등 위험자산을 사들이는 제도도 중단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4면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은행이 18~19일 이틀간의 통화정책 결정회의 결과 단기 정책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물가 상승률 2% 목표를 지속해서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부연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지난 2007년 2월이 마지막이었다. 2016년 2월부터는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정책을 이어왔다.

마이너스 금리해제 결정은 올해 춘투(노사 임금협상)의 결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춘투에서 대기업의 임금인상률은 평균 5.28%로 1991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어섰고, 시장의 예상은 물론이고 노조의 요구치보다 높게 결정됐다. 조합원 수 300명 미만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률도 4.42%로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7개월 후 2016년 9월 시작한 YCC도 폐지할 예정이다. YCC는 장기금리 유도 목표를 ‘0% 정도’로 설정하고 금리를 그 범위 내로 억제하기 위해 국채를 대량 매입했던 정책이다.

YCC 폐지 이후에도 금리 급등을 막기 위해 일정 규모의 국채 매입은 계속하지만 시장 흐름에 반해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위한 틀은 없앤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장기금리 유도 목표와 1%로 설정한 상한선을 없애고 시장 흐름에 맞춰 금리 변동을 용인하는 방안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종료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ETF와 REIT 매입은 2010년에 시작한 정책으로 2013년 취임한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가 내세운 양적완화 일환으로 ETF 매입이 증가했다. BOJ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ETF의 장부가는 약 37조엔(약 331조원)으로, 주가 상승을 배경으로 미수차익은 현재 30조엔(약 268조원) 규모로 불어나고 있다. REIT는 2022년 6월(12억엔)을 마지막으로 매입을 보류했다. 김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