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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대선 마지막날 정오맞춰 곳곳서 ‘나발니 시위’…“최소 74명 구금”
푸틴 이외 후보에게 투표·투표용지에 ‘나발니’ 적으며 항의

러시아 반(反) 정부 운동가 고(故)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러시아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현지시간) 낮 12시 이후 독일에서 열린 ‘나발니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러시아 대통령 선거 마지막 날인 17일(현지시간) 정오 12시 이른바 ‘나발니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지난달 옥중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대선을 앞두고 17일 정오에 맞춰 투표소에 나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항의를 표출하자고 촉구했다.

나발니도 생전에 이같은 ‘푸틴에 저항하는 정오’ 시위를 제안하면서 “이것은 완전히 합법적이고 안전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정오가 되자 러시아 투표소 여러 곳에선 이 시위에 동참하려는 유권자로 긴 줄이 늘어섰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정오에 투표소로 모이는 이 시위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은 푸틴 대통령 이외의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투표 용지에 나발니를 적는 등의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정오 시위 움직임에 미리 '조율되지 않은 시위'를 조직하거나 참여하면 최고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역에 따라 경찰이 줄 선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소지품을 검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시위의 방식이 투표를 통한 ‘최소한의 항의표시’였던 만큼 공권력과 시민의 큰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진 않았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는 이날 대선과 관련해 17개 도시에서 최소 74명이 이상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남동부 나발니 묘에도 지지자들이 헌화하면서 “우리는 당신을 선택합니다” 등 글귀를 두고 가기도 했다고 독립매체 노바야가제타 유럽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는 영토가 광활해 정오 투표 참가자들이 흩어져 있어 시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는지는 추정하기 어렵다”며 투표소에 따라 수십∼수천명이 모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해외에 거주 중인 러시아인들도 각국에서 정오에 대사관과 영사관 등 재외국민 투표소에 대거 몰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와 함께 독일 베를린에서 정오 시위 현장에 등장, 다른 참여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몰도바 수도 키시나우에서는 러시아 대사관 마당에 화염병 2개를 던진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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