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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작 얼굴 공개? 범죄자 옷 벗겨 공개하니 범죄 줄더라" 속옷샷 유행하는 중남미

상의를 벗은 채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 아르헨티나 재소자들[파블로 코코치오니 산타페주 법무부 장관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 사이에서 '수감자 속옷샷' 공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엘살바도르가 이 같은 방식으로 치안 확립에 성공했다는 이유지만, 인권 침해 논란도 일고 있다.

아르헨티나 산타페주의 파블로 코코치오니 법무부 장관은 최근 SNS에 반바지만 입고 빼곡히 포개져 앉은 재소자들의 사진들을 공개하며 "우리는 주민들의 평화를 위협하는 어떠한 협박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주말 산타페 교도소 버스 2대가 괴한들에 의해 총격을 받은 것에 따른 대응이다. 당국은 감방을 수색해 재소자들의 휴대폰와 불법 무기류, 현금 등을 압수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 모습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조처를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반바지만 입고 바닥에 앉아 있는 아르헨티나 재소자들[아르헨티나 산타페 주 정부 제공]

부켈레 대통령은 속옷만 입은 수감자들을 중남미 최대 규모 수용시설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몰아넣은 사진을 SNS에 수시로 공개하며 치안 성과를 과시하고 있다. 이같은 강경책으로 엘살바도르 범죄율은 급격히 감소했고, 부켈레 대통령은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아 최근 재선에 성공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전날 '산타페 수감자에 대한 인상적인 부켈레식 수색'이라는 제목의 아르헨티나 언론 클라린 기사를 소셜미디어에서 공유하기도 했다.

부켈레 벤치마킹은 치안 불안에 시달리는 중남미 주변국으로 퍼지고 있다.

파라과이는 지난해 12월 타쿰부 교도소에서 이감 작전을 펼치면서 뙤약볕 아래 땅바닥에 촘촘히 앉아 있는 수감자의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뿌렸다. 수감자 모습 공개는 과거 이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였다고 당시 현지 언론은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 극도의 치안 악화 사태를 빚은 에콰도르에서도 역시 비슷한 게시물이 연방경찰 SNS에 오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인권 침해 우려도 나온다. 아르헨티나 법률·사회연구센터(CELS)는 엑스(X)에 "산타페 교도소의 굴욕적 광경은 누구에게도 더 큰 안전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아르헨티나에서 강화된 이런 정책은 사실상 불법 조직의 근본적 원인인 (부패한) 교도소 권한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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