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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지도자들 ‘바닥 지지율’…왜 이러나 [세모금]
경제 위기에 힘없는 리더들
섬나라 총리들 나란히 ‘초라한 지지율’
경기 악화된 독일 “차라리 조기 교체”
경기 풀렸더니 ‘고물가’가 발목…바이든 고전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세계 지도자들. 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리시 수낙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 A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몇 달 째 ‘바닥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지도자들이 늘고 있다. 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생긴 공급망 문제, 인플레이션 등 경제 현안에 현실성 있는 해법을 내놓지 못해서다. 다급해진 각국 정상들은 지지율 반등을 위해 경제 지표 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섬나라 총리들 나란히 ‘초라한 지지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로이터]

낮은 지지율을 받은 지지자들은 대부분 경제 상황이 악화된 경우가 많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소속된 영국 보수당의 지지율은 20%로 40년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달에 비해 7%P 하락한 수치로, 야당인 노동장의 지지율은 47%에 달했다.

기디언 스키너 입소스 정치 연구 책임자는 “기록적인 지지율은 리시 수낙과 보수당에게 계속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지율 추락에 결정타를 날린 건 지난달 공개된 4분기 경제성장률이다.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이뤄지면 경제 침체에 빠진 것으로 간주하는데, 영국이 이에 해당된다. 영국은 지난해 4분기 -0.3%, 3분기에는 -0.1%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고금리를 유지했고, 금리 부담에 소비가 더욱 위축됐다.

같은 섬나라인 일본 총리도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재팬뉴스네트워크(JNN)가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지지율은 22.9%로 5개월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부정 평가는 0.2% 상승해 사상 최고치인 74.4%를 기록했다.

일본 사회를 뒤흔든 ‘자민당 스캔들’에 서민들의 지갑까지 얇아지면서 기시다의 지지율은 끝없이 떨어지고 있다. 일본은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임금 정체에 고물가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 소비자물가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 등으로 크게 올랐다.

경기 악화된 독일 “차라리 조기 교체”까지
독일의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경제가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고음이 켜지자 독일 내에서는 숄츠 총리를 조기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등장했다. [로이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경기 침체 경고음이 커진 유럽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한 독일의 총리 올라프 숄츠는 ‘조기 교체설’까지 등장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인사(INSA) 1월 조사 결과 독일 국민 64.3%는 “숄츠 총리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에게 총리직을 넘기길 원한다”고 답했다. 숄츠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SPD) 지지자 가운데서도 총리 교체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7.9%로 과반수 가까이 됐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때 20%까지 곤두박질쳤다가 가까스로 30%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프랑스의 경제성장률을 0.8%에서 0.6%로 하향 조정했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크롱의 지지율은 32%로 그 전 달인 11월에 비해 3% 하락했다.

경기 풀렸더니 ‘고물가’가 발목…바이든 고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 뒤 기자들과의 문답 과정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를 기억하지 못해 한 동안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미국 경제 상황이 좋아졌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 결과, “최근 2년간 경제가 좋아졌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31%였다. 3개월 전보다 10%포인트 상승했지만 바이든 지지율은 4%포인트 올라 경기 부양이 지지율에 미친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다. WSJ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경제 지표에도 유권자의 3분의 2 이상이 인플레이션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고 분석했다.

지지율 반등을 위해 각국 정상들은 경제 지표에 매달리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3년만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물가 상승이라는 악재 상황을 긍정적인 면을 부각해 지지율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3월부터 반도체 보조금을 본격적으로 풀며 경기 부양에 나설 예정이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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