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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차피 바이든 vs. 트럼프"…'슈퍼 화요일' 넘어 본선 향하는 눈[美 슈퍼 화요일 D-1]
16개 지역 경선…대선 후보 사실상 확정
헤일리 사퇴 여부 주목…트럼프 지지 안 할 수도
'아랍계'·'대졸' 등 부동층 흡수 과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선거 주자가 사실상 확정되는 '슈퍼 화요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대결이 유력한 가운데, 공화당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출마를 포기할지 주목된다.

전·현직 대통령이 나란히 본선으로 직행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랍계 유권자의 성난 표심을 잠재워야 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졸 출신과 중도층을 사로잡아야 한다. 부동층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오는 11월 대선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16개 지역 경선 '슈퍼 화요일'…대선 후보 사실상 확정

5일(현지시간) 열리는 '슈퍼 화요일'은 경선 기간 중 가장 많은 주들이 투표하는 날로, 민주당은 15개주와 미국령 사모아, 공화당은 15개주에서 예비선거(프라이머리)와 당원대회(코커스)를 개최한다. 본선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대선 레이스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캘리포니아·텍사스·미네소타·노스캐롤라이나·앨라배마·아칸소·콜로라도·메인·매사추세츠·오클라호마·테네시·유타·버몬트·버지니아주에서 공통으로 투표를 실시한다. 이밖에 민주당은 아이오와주와 사모아에서, 공화당은 알래스카주에서 선거를 치른다.

미국은 각 당의 대의원이 대선 후보를 결정하고 선거인단이 대선에서 투표하는 간접선거 방식인데, 대의원 중 3분의 1 가량이 이날 선출된다. 민주당은 이날 3979명의 대의원 중 1439명을, 공화당은 2429명 중 874명을 결정한다. 이후 양당은 나머지주에서 경선을 이어가며 3월 말까지 대의원수 기준으로 약 70%를 마치게 된다.

공화당은 7월,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할 예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슈퍼 화요일이 지나면 각 당의 최종 후보가 정해진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한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미주리, 미시간, 아이다호주 경선에서도 승리했다.

헤일리 중도 사퇴?…트럼프 지지 미지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유력한 가운데, 공화당의 헤일리 전 대사가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경선 후보에서 물러날지도 관전 포인트다.

미 통계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에 따르면 3일 현재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76.7%로 헤일리 전 대사(15.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상태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프라이머리에서 첫 승리를 거뒀지만 대세에는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폴리티코, ABC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달 25일 "3월 5일 이후에도 반드시 경선에 남아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슈퍼 화요일 이후 사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달 1일에는 "내 접근법은 한결같았다. 경쟁력이 있는 한 (경선을)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거취에 대해 여운을 남겼다.

당내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헤일리 전 대사는 중도 사퇴를 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3일 NBC에 출연한 자리에서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후보 지지 서약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은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 질문이 계속되자 “여러분이 트럼프에게 (내가 이기면) 나를 지지할지 물어보면 그때 나도 그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반(反)트럼프 성향의 중도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들 표심까지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이라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 선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과 공화당 전체에 중요한 문제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로이터]
바이든은 '아랍계', 트럼프는 '고학력자' 과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선 대결이 이뤄질 경우 경선에서 지지표를 얻지 못한 부동층을 얼마나 끌어당길지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친이스라엘 입장을 보여 아랍계 유권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달 27일 경합주인 미시간주에서 실시된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약 80%의 득표율로 승리했지만 '지지 후보 없음' 표가 13%에 달해 경고음이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전쟁 관련 입장에 불만을 품은 무슬림과 일부 진보 유권자들이 조직적으로 '지지 후보 없음' 표기 운동을 벌인 결과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지지층이 50대 이상 백인, 대학 미졸업자 등에 집중돼 있으며 대졸 출신과 중도층에선 지지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본선에서는 이들 반트럼프 표심을 흡수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 오차범위 내 바이든에 우위

슈퍼 화요일을 앞둔 3일 현재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CBS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함께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 유권자 21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5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52%의 지지를 받아 바이든 대통령(48%)을 앞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1∼28일 유권자 1500명을 상대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5%포인트)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 바이든 대통령이 45%의 지지율을 보였다.

폭스뉴스가 지난달 25~28일 12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5%)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 바이든 대통령이 47%의 지지를 얻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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