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10년간 공들여 온 전기차(EV) 애플카 개발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전기차 연구 조직인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4면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케빈 린치 부사장이 이런 사실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약 2000명의 직원에게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직원들에게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것이고 많은 직원은 인공지능(AI) 부서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최초의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 개발을 추진했다. 2017년에는 렉서스 차량을 이용해 자율주행 시스템의 도로 주행을 시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회사 전략 변경으로 계획이 지연돼 왔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출시 시점을 2028년으로 연기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애플 내부에서도 매년 수억달러가 애플카 개발에 들어가고 차량 가격이 10만달러(1억3320만원)에 달하는데도 자사 다른 제품에서 누리는 이점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개발 인력을 AI 관련 부서로 옮긴 만큼 향후 애플은 생성형 AI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누라그 라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전기차를 포기하고 생성형 AI로 자원을 전환하기로 한 애플의 결정은 AI 수익원의 장기적인 수익성 잠재력을 고려할 때 좋은 전략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편 애플카 개발 중단 소식에 미국의 대표적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애플의 조치를 환영한다는 의미로 경의를 표시하는 이모지와 함께 담배 모양의 이모지를 함께 게시했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