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X·옛 트위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괴한이 스페인 유명 와인 양조장에 침입해 와인 탱크 밸브를 열고 도망치는 일이 발생했다. 양조장 측은 이번 일로 고급 와인 약 6만리터를 땅바닥에 버려야 했다. 피해 금액은 36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피해 업체는 누군가가 사업에 피해를 주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으로 추정 중이다.

27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3시30분께 스페인 북서부의 마을 카스트릴로 데 두에로에 있는 유명 와이너리 '세파21'에 괴한이 침입했다.

세파21 측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를 보면 괴한은 레드 와인을 보관하고 있는 탱크의 밸브를 열고 도망친다. 온몸을 가린 그는 와인 탱크 밸브를 순차적으로 열기 시작한다. 괴한은 콸콸 쏟아지는 와인이 자기 몸을 적시고 있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던 일을 이어간다. 그는 물건을 훔치거나 기물을 파손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괴한이 무단으로 연 와인 탱크는 5개로 알려졌다. 이 중 3개 탱크에 와인이 채워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쏟아진 와인은 6만리터였다. 이는 250만 유로(약 36억1100만원) 규모라는 게 세파21 측 설명이다.

세파21 관계자는 "나름의 보안 메커니즘이 있는 탱크를 일반인이 여는 건 매우 어렵다"며 "침입자는 이런 종류의 탱크나 기계에 익숙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어둡고 빛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었는데도 괴한은 와이너리를 가로질러 순조롭게 움직였다"며 "이곳을 잘 아는 사람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괴한의 신원과 성별, 범행 목적 등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호세 모로 세파21 대표는 스페인 공영방송(RTVE)과의 인터뷰에서 "증오심으로 행동하는 몰상식한 사람이 해를 입힌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9월에는 포르투갈의 한 양조장에서 와인 탱크가 터져 무려 220만리터가 쏟아져 나온 적이 있었다.

이 사고로 200만리터 넘는 와인이 인근 주택과 도로에 쏟아졌다. 이에 시 당국이 환경 경보를 발령하고 '와인 폭포'의 흐름을 바꾸는 등 일대가 발칵 뒤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