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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팔상도’ 국보된다
부처 생애 담긴 조선 후기 그림
김홍도 병풍·대복사 동종은 보물로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문화재청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석가모니 생애에서 역사적인 사건을 8개 주제로 표현한 조선 후기 팔상도인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팔상도’가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김홍도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과 승려장인 정우의 작품인 ‘남원 대복사 동종’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30일 간 지정 예고기간을 갖고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지난 200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가 20여 년 만에 국보로 승격될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팔상도는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일괄적로 제작한 불화다. 영산회상도 1폭과 팔상도 8폭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송광사성보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팔상의 개념은 불교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보이지만, 이를 구성하는 주제와 도상, 표현 방식 등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초기에는 ‘월인석보(月印釋譜)’를 알기 쉽게 시각적으로 그린 그림을 차용한 팔상도가 제작되다가 후기에 접어들면서 ‘석씨원류응화사적’에서 제시된 도상으로 새로운 형식의 팔상도가 유행했다.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작품이 바로 순천 송광사 팔상도다.

그림 제작과 관련된 기록인 화기를 통해 1725년(조선 영조 1)이라는 제작 연대와 의겸 등 제작 화승을 명확히 알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한 전각에 영산회상도와 팔상도를 일시에 조성해 봉안한 가장 이른 시기의 새로운 작품으로 확인된다.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 [문화재청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은 1778년(조선 정조 2) 작품이다. 북송 영종의 부마인 왕선(王詵)이 수도인 개봉에 있던 자신의 집 서원에서 1087년경에 여러 문인들과 다양한 문예 활동을 즐겼던 ‘서원아집(西園雅集)’을 주제로 한 것이다.

이 작품은 17세기 조선에 유입된 명대 구영의 작품에서 도상이 차용됐다. 배경의 버드나무를 비롯한 암벽, 소나무 등을 과감한 필치로 그려내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길상적 의미를 지닌 사슴과 학을 그려 넣어 조선의 서원아집도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선 후기에 성행한 아회(雅會, 글 짓는 모임) 문화를 대표하는데다 김홍도의 34세 화풍을 살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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