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러 제재, EU 내부서 뚫렸다…회원국서 민감 품목 직수출
지난해 1~9월 민감 품목 수출 중 25%
해외 자회사가 제3국 통해 수출하기도
지난해 9월 30일 세르게이 쇼이구(가운데) 러시아 국방장관이 툴라의 군수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의 전쟁 능력을 제한하려는 유럽연합(EU)의 제재가 회원국의 소홀한 집행으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가 제3국을 우회하지 않고도 EU 회원국으로부터 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나 제품을 직접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현지시간) EU의 고위 관료를 인용해 지난해 1~9월 EU에서 러시아로 수출된 민감 품목 4억5000만유로 어치의 4분의 1 가량이 EU 회원국에서 직접 선적됐다고 전했다. 나머지 물량은 중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세르비아, 중앙아시아 국가 등을 통해 우회해 수출됐다.

EU와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미사일 등 군사 시스템에서 발견됐거나 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등 수십개 부품과 첨단 기술을 제재 대상에 올리고 러시아에 수출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들 품목이 제3국 기업을 우회해 러시아로 재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당 국가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제재 효과가 블록 내부에서부터 무너져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유럽 기업의 일부 자회사와 하청업체가 제재 품목을 생산해 제3국 중개업체를 통해 러시아로 수출하는 사례도 있었다.

인도주의적 필요나 보건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광범위한 이중 사용 품목의 대러 수출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규칙도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12개 회원국은 5억6000만 유로에 상당하는 수출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같은 기간 거부된 요청은 20억 유로 상당에 달한다.

EU관료들은 블룸버그에 “회원국들과 기업들은 알든 모르든 제재를 집행할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why37@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