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형사 기소와 머그샷이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높인다고 주장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열린 흑인 보수 연맹(BCF)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흑인들이 내 편에 서 있는 것은 나에게 일어난 일이 그들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기소당했다. 선거 방해라는 이유로 두 번, 세 번, 네 번째 기소당했다"고 말했다.

편견의 피해자였던 흑인들이 기소당한 자신을 차별의 피해자로 보고 지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흑인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들이 너무 심하게 상처받고 차별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실제로 내가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작년 8월 조지아주에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로 기소됐을 때 촬영한 머그샷을 언급하며 그 머그샷이 흑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가 모두 그 머그샷을 봤다. 그 머그샷을 가장 많이 끌어안은 사람들이 바로 흑인들"이라며 "정말 놀랍다. 흑인들이 셔츠 등에 (그려진) 내 머그샷을 들고 다니는 것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흑인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인종 차별주의적인 행동으로 비판받아왔다. 과거 뉴욕에서 부동산 개발업자로 일했을 당시 인종 차별적 사업 관행으로도 비난받았다.

1989년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흑인·라틴계 청소년들이 백인 여성을 강간·구타한 혐의로 기소됐을 때는 뉴욕주에 사형제도 복귀를 요구하는 신문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작년 12월 실시된 AP-NORC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내 전체 흑인 중 25%만이 트럼프에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