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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살 자녀 누드 찍어 판 엄마" 인스타, 알고도 방치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 플랫폼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적 착취를 방치하고 있다는 의원들의 질타에 사과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해 미국 텍사스에서는 사진사를 고용해 8세 자녀의 누드 사진을 찍은 여성이 32년형을 선고받았다. 또 루이지애나주에서는 미성년 자녀에게 끈으로 된 비키니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한 여성이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처럼 일부 부모들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미성년 자녀의 사진을 팔아 돈벌이 수단으로 착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도 이같은 문제를 이미 인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에서 이를 막기 위한 규제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사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폭로다.

2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의 조사팀은 지난해 내부 보고서에서 부모가 운영하는 미성년자 계정 수백 개가 일반 팔로워는 볼 수 없는 사진들을 유료 계정 구독자에만 제공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유료 구독자에게 제공되는 콘텐츠에는 비키니 차림의 어린 여자아이 사진 등이 포함됐고, 해당 이미지에는 성적인 댓글이 공공연하게 달리기도 했다고 내부 조사에 관여했던 관계자는 전했다.

심지어 자동 추천 알고리즘이 소아성애 성향의 이용자에게 아동 모델 계정을 추천하고 있다는 점도 조사팀은 파악했다.

누드 이미지나 불법에 해당하는 사진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해당 미성년자 계정을 운영하는 부모는 사진들이 성인들의 성적인 만족을 위해 소비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고 조사팀은 파악했다.

조사팀은 유료 구독 기능이 기본적인 아동 보호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틱톡 등 경쟁 플랫폼이 아동 모델 계정은 구독 기능을 아예 차단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과 비교하면 보호 장치가 허술하다는 것이다.

이에 문제 해결을 위해 유료 구독 계정에 아동이 등장하는 콘텐츠를 게재할 경우 사전에 등록하도록 해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권고했다.

그러나 메타는 이들의 제안을 수용하는 대신 부모가 운영하는 미성년자 계정에 소아성애 의심 이용자가 접근할 수 없도록 자동화된 필터링 시스템만 운영했다고 조사에 관여했던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런 필터링 장치는 새 계정을 만들면 쉽게 우회할 수 있다.

메타 측은 유료 구독 기능에 안정 장치가 충분히 갖춰져 있으며, 모니터링도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 미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가 개최한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 착취 위기'를 주제로 한 청문회에 출석해 사과했다. 공화당 마샤 블랙번 의원은 청문회에서 "어린이는 당신의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어린이는 당신의 상품일 뿐"이라고 저커버그 CEO를 비난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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