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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군 비판글 올린 유명 블로거도 사망…“수차례 압박 시달려”
“아우디이우카 점령 과정서 러시아군 1만6000명 사망” 주장
NYT·가디언 “러시아, 프리고진 사태 이후 단속 이어와”
러시아 블로거 안드레이 모로조프. [엑스 캡처]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러시아의 한 유명 군사 블로거가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인 아우디이우카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입은 손실을 폭로한 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게시물을 올린 뒤 러시아군으로부터 글 삭제 압박을 수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은 이날 러시아 현지매체를 인용해 러시아 블로거 안드레이 모로조프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모르조프는 지난 18일 러시아군이 아우디이우카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1만6000명의 병력과 300대의 장갑차를 잃었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이후 이틀 뒤인 20일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이 러시아 관계자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에 “많은 이들이 나에게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언급하며 “아무도 이런 행동을 할 용기가 없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했다.

모르조프가 러시아군의 피해 상황을 알린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초민족주의자로 알려진 모로조프는 러시아 점령지인 루한스크 지역에서 친러시아 민병대로 복무를 마친 이후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러시아 지도부의 부패를 비판하는 글을 줄곧 올렸다.

지난해 8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옛 'PMC 바그너 센터' 옆에 마련된 비공식 추모식에서 용병단체 바그너그룹의 전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추모하는 헌화가 쌓여있다. [AP]

러시아에 쓴소리를 날린 인사들의 죽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NYT와 가디언은 러시아가 용병단체인 바그너그룹의 전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사태 이후 모르조프와 같은 초국가주의자들의 비판에 대한 단속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지난해 6월 무장 반란을 일으키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200km 앞까지 진격했으나, 반란 36시간 만에 철수했다. 이후 그는 같은 해 8월 전용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는 꽃다발이 쌓여있다. [EPA]

지난 16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하기도 했다. 이후 세계 각국을 비롯한 러시아 내에서도 추모 행렬이 이어졌지만, 러시아 당국은 최소 400명의 추모객을 체포한 후 이들에게 입대를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자선단체에 단돈 6만9000원을 기부했다는 이유로 러시아에서 반역죄로 붙잡혀 실형 위기에 처한 일도 있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 여성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자라며 러시아 중부 우랄지역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체포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헬기를 몰고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러시아 조종사 역시 지난 13일 스페인 남부 알리칸테 인근 비야호요사 마을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러시아군 사령관 출신인 이고르 거킨 전 도네츠크인민공화국(DNR) 국방장관 역시 극단주의 혐의로 수감된 상태다.

NYT는 “모로조프가 받아온 압박은 러시아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 이후 반정부 행위를 하는 인사들을 뿌리 뽑으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며 “그동안 모르조프처럼 러시아군에 일침을 날리던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프리고진의 사망 이후 압박을 받으며 이 같은 의견을 좀처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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