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중국 베이징에서 8일간의 춘절 연휴 이후 여행 러시를 맞아 여행객들이 베이징 기차역 밖에서 짐을 들고 걷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이 춘제(春節·설) 연휴(10∼17일)가 끝나자 고품질 성장과 혁신을 강조하며 경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창 중국 총리는 전날 국무원 회의에서 경제 문제 해결에 있어 ‘신속한 결과’를 촉구했다.

리 총리는 “모든 부서는 신속하게 업무 모드에 돌입하고 실행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전체 사회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실용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중국 주요 경제 중심지들도 일제히 춘제 연휴 후 첫 회의를 소집하고 경제 성장을 위한 해법 마련에 나섰다.

중국 지방정부 중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광둥성에서는 황쿤밍 광둥성 당서기는 “선두 주자로서 광둥은 2035년까지 완만하게 발전하는 경제와 혁신 경제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큰 격차와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은 기술 혁신, 산업 발전, 생산력 지속 발전”이라며 “우리는 기업들이 제품 품질과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신기술, 신장비, 신소재, 새로운 프로세스를 채택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여러 새로운 주요 과학 연구 프로젝트를 개시할 것이며, 9000개 기업이 기술 점검을 하도록 도울 것이라면서, 9200개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광둥성 당국은 기술, 첨단 제조, 신소재를 포함해 올해 1500여개 투자 프로젝트에 1조위안(약 185조원)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SCMP는 “이러한 공약은 급속 확장 대신 경제 성장의 질을 통해 고품질 발전을 도모하려는 국가적 정책 추진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부동산이나 금융 투기와 같은 오래된 수단에서 기술, 첨단 제조, 녹색 산업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산둥성 당국도 “고품질 개방, 고품질 투자 촉진”을 강조했고, 안후이성과 랴오닝성 당국은 기업 환경 개선과 민간 경제의 고품질 발전을 위한 해법에 집중했다. ‘경제수도’ 상하이는 ‘일류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한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광둥성 싱크탱크 ‘광둥체제 개혁연구회’의 펑펑 회장은 이들 지방정부가 전날 일제히 회의를 소집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 안정화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SCMP에 “광둥성의 경제 성장은 최근 몇 년간 국가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며 광둥성의 저조한 성과는 중국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들의 축소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둥성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며 ‘고품질 발전’은 모든 해법을 수용할 수 있는 가치”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첫해인 지난해 목표치를 상회하는 경제성장률 5.2%를 달성했다. 하지만 부동산 침체, 일자리 불확실성,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와 시장 정서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SCMP는 “중국은 다음 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약 5%로 잡을 것으로 널리 관측되고 있지만 이는 기저효과 감소로 달성이 어려운 목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