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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황금 호랑이’ 출현에 환경단체 “서식지 제약 탓” 우려 [원호연의 PIP]
아삼주 카지랑가 국립공원서 포착
1만마리 중 1마리 꼴 희귀한 돌연변이
이곳서만 4마리 발견…근친교배 가능성
안도 아삼주 카지랑가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황금호랑이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인도 아삼주 카지랑가 국립공원에서 황금 호랑이가 출현하면서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환경보호단체들은 서식지 제한으로 인한 돌연변이의 결과일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사파리 투어 가이드이자 야생동물 사진작가인 가우라브 람나라야난은 최근 저녁 사파리 투어 중 특이한 무늬의 호랑이를 발견했다. 보통 노랑색과 검은색의 줄무늬를 가진 벵골 호랑이의 일반적인 모습과 달리 그 호랑이는 금발의 줄무늬를 가진 희귀한 황금 호랑이였다. 그 호랑이는 그의 SUV 전방 100m를 유유히 지나갔다.

카지랑가 국립공원에서 황금호랑이가 발견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처음 목격된 이래 4마리의 황금호랑이가 포착됐다.

황금호랑이는 백호와 마찬가지로 털의 색을 만드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나타나는 열성형질의 결과다. 백호의 경우 돌연변이가 색을 억제하는 반면, 황금호랑이는 유전자의 광범위한 돌연변이로 털이 자라는 동안 적황색 색소인 페오멜라닌의 생성 기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한다. 이러한 돌연변이는 1만마리 중 1마리 미만으로 발생한다는 게 우마 라마크리슈난 인도국립생물과학센터 생태학 교수의 설명이다.

라마크리슈난 교수는 “이러한 돌연변이는 대부분 포획된 개체군에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며 보통은 선택적인 교배의 결과”라며 야생에서 이러한 돌연변이 형질이 발견된 것은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야생에 나타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근친교배”라고 덧붙였다.

CNN은 “전세계에 존재하는 30여 마리의 황금호랑이는 대부분 동물원 등에 갇혀 있다”고 전했다.

털 색깔과 관련된 돌연변이가 호랑이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확인된 바 없지만 일반적으로 근친교배는 납작한 얼굴이나 사시 등 신체적 질명 뿐 아니라 질병에 대한 호랑이의 저항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빈드라 샤르마 카지랑가 국립공원 연구 책임자는 “고립된 개체군 내 근친 교배로 열성 유전자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이 국립공원 주변의 개발로 인해 야생동물의 이동통로는 파편화되고 호랑이들의 서식지가 고립되고 있다. 샤르마 책임자는 “카지랑가의 호랑이 개체군이 지금보다 더 고립된다면 근친교배 문제로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타 울라스 카란스 인도 야생동물 연구센터 설립자는 “호랑이의 장거리 이동을 장려하는 토지 이용을 통해 개체군 간 연결성을 개선해야 한다”며 “어떤 경우에는 다리와 터널과 같이 서식지를 가로질러 놓인 다리, 터널과 같은 구조물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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