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잉글랜드 남부 에일즈베리에서 발견된 고대 로마 시대 달걀. [옥스퍼드대학교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영국에서 발견된 1700년 전 달걀 내부에 액체 상태의 흰자와 노른자가 들어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BBC 등에 따르면 옥스퍼드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이 발견한 중세시대 달걀 내부를 3D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마이크로 CT(컴퓨터 단층촬영) 장치로 스캔한 결과 내부에서 노른자와 흰자 혼합물로 추정되는 액체가 발견됐다.

가디언은 약 2000년 전 조류에 대한 비밀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주목했다.

이 달걀은 지난 2016년 잉글랜드 남부 에일즈베리의 한 우물에서 발견됐다. 연구진은 달걀 4개와 함께 나무 짜임 바구니, 가죽신, 나무 그릇 등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3개의 달걀은 훼손되고 심한 유황 냄새가 났다. 나머지 1개의 달걀만 원형 그대로 발굴됐다.

연구진은 달걀이 일종의 제물이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달걀이 발견된 우물은 처음에는 주조 시설의 일부였고 서기 3세기 후반부터는 기도를 올리거나 제물을 바치는 신성한 장소로 쓰였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전시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달걀을 스캔하던 중 내부에서 액체를 발견했다. 액체의 정체는 흰자와 노른자 혼합물으로 밝혀졌다.

보도에 따르면 달걀은 내용물이 액체 상태로 보존된 유일한 '고대 로마 시대 달걀'이다. 발견 당시에도 우물에 물이 차 있었기 때문에 내용물이 보존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연구진은 달걀 내부가 비었을 것이라 예상했다. 지금까지 보고된 사례는 내용물이 말라 마치 미라처럼 보존된 사례 등이 유일하다.

이번 발견은 고대 조류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고고학적 쾌거라고 가디언은 풀이했다.

달걀은 현재 런던 자연사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박물관 측은 알의 원형을 보존한 채 내용물을 추출하는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