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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M이 추앙한 그 거장, 베니스비엔날레서 ‘K-추상미술’ 보여준다
유영국, Work, 1968. [유영국미술문화재단·PKM갤러리 제공]
유영국, Work, 1970. [유영국미술문화재단·PKM갤러리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오는 4월 막이 오르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유영국(1916~2002)이 유럽 첫 개인전을 연다. 지난해 미국 뉴욕 페이스 갤러리에서 연 개인전 이후 서구권에 소개되는 두 번째 전시다. 한국 근대미술의 열렬한 애호가인 방탄소년단(BTS)의 RM이 소장한 작품도 전시될 예정이다.

유영국미술문화재단은 오는 4월 20일부터 11월 24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에 위치한 퀘리니 스탐팔리아재단에서 개인전 ‘무한세계로의 여정’(A Journey to the Infinite)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국제 미술전인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와 함께 열리는 병행 전시로, 작가가 고유한 감성으로 승화시킨 한국의 산과 바다가 해외 미술계에 소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968년 작업 중인 작가 유영국 모습.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가 열리는 퀘리니 스탐팔리아재단은 16세기 건축물로 베니스 예술과 건축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특히 20세기 중반과 후반에 이르러 카를로 스카르파, 마티오 보타 등 세계적 건축가들이 리모델링에 참여해 중세 고건축의 아름다움과 모더니즘의 간결성이 공존하는 특색 있는 장소다. 건축가 유현준이 펴낸 ‘인문 건축 기행’(을유문화사)에서도 베니스의 물 높이를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유서 깊은 건축물로 소개됐다.

총 3개 층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는 유화 30여 점, 판화 14점, 드로잉 8점, 아카이브 자료 40여 점이 소개된다. 기획을 맡은 김인혜 큐레이터(전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는 “산에 몰두했던 유영국의 추상 언어가 성취를 이룬 하이라이트 시기인 1960~1970년대 작품 전시에 초점을 맞췄다”며 “도입부인 1층과 2층에서 유영국의 삶과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후 3층에서 대표작을 집중 조명해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영국, Work, 1975. [유영국미술문화재단·PKM갤러리 제공]

유영국은 김환기와 함께 한국에서 처음으로 추상을 실험한 선구자다. 당대 가장 아방가르드 미술 양식에 영향을 받았으나, 평생 화업에 몰두하며 한국의 전통 미학에 구성주의·색채추상을 접목해 자신만의 독창적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작가는 단순한 추상 경향이 아닌, 자연에서 소재를 얻어 이를 자신만의 표현적 터치를 완성해나갔다.

김 큐레이터는 “김환기와 달리 유영국의 작품은 아직 덜 알려진 측면이 있지만, 최근 해외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며 “작가의 고향인 경북 울진의 아름다운 산과 장엄한 바다를 강렬한 원색과 순수 추상 언어로 표현한 작품이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소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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