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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 해먹겠다” 국경불문 학부모 갑질?…과로·민원에 교편 놓는 日 교사들
지난 2021년 일본 도쿄의 한 초등학교 수업 시간 풍경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일본의 교사 부족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가뜩이나 업무량이 많은 교직에 대한 젊은층의 선호도가 줄고 있는 가운데, 부모들의 민원 증가로 인한 스트레스로 교편을 놓는 교사들이 늘고 있어서다.

최근 일본 정부가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공립학교에서 지난 2022 회계연도에 정신질환을 이유로 휴직한 교사수는 6539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교사 전체의 0.71%, 140명 중 1명에 달하는 비율이다.

휴직 교사가 급증한 데는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이후 늘어난 업무량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교원연맹 등에 따르면 교사의 일일 평균 업무시간은 11시간에 달한다.

감영병 예방조치를 비롯해 각종 보건관련 업무까지 교사들이 떠안게 되면서 업무량이 이전 대비 크게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정신 질환으로 휴직한 교사 수는 최근 몇년간 5000명 안팎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이 시작된 2020 회계연도 이후 2년 만에 1300명 이상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매체는 교사에 대한 학생 부모들의 불만과 민원이 증가하는 경향 역시 교사들의 교직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령별로는 30대가 1867명으로 가장 많았다. 20대에서도 1288명의 교사가 휴직을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젊은층의 업무 기피 현상과 함께 출산이나 질병으로 휴직하는 교사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교사 부족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문부과학성은 이를 ‘심각한 도전’이라 칭하며, 서류작업 축소와 장시간 노동 해소 등 업무방식 개혁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교육 예산 탓에 정부 주도의 개혁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홋카이도에서 근무하는 한 교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보다 교육과 연구에 적게 지출하는 국가는 헝가리가 유일하다”면서 “업무후 불필요한 보고서와 서류를 작성하는 일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호소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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