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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증시 부양위해 증권당국 수장 교체...‘브로커 도살자’ 소환
우칭 전 상하이 당서기, 신임 증권감독위 주석
지난 6일 상하이 시내 증시 전광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중국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증권감독 당국의 수장이 전격 교체됐다. 증시 폭락을 막으려고 중국 정부가 극약처방을 연이어 내놓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7일 우칭(吳淸) 전 상하이시 당 부서기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신임 주석 겸 당서기로 임명했다. 현 증감회 주석 겸 당서기인 이후이만(易會滿)은 두 자리에서 모두 물러났다.

우 주석은 2000년대 중반 증권가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한 결과 규제 위반으로 적발된 업체 31곳을 폐업시킨 경력으로 당시 ‘브로커 도살자’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중국 인민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약 2년 간 상하이 증권거래소를 이끌었으며 이후 증감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시 당 서기를 지냈던 리창 국무원 총리와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중국의 주요 주가 지수가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반전을 꾀하려는 중국 정부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후이밍 난징징흥투자운용 펀드매니저는 “춘제(설) 직전에 인사 교체를 발표한 것은 시장에 자신감을 북돋기 위한 노력”이라며 “고위층이 투자자들의 투자 손실을 신경쓰고 있다고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종가기준 2900선을 지켰던 상하이종합지수는 부동산 개발기업 헝다그룹 청산 명령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7일 2829.7로 장을 마쳤다. 5일 2789.49까지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반등했지만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전에도 중국 정부는 증권감독 당국 책임자 교체로 증시 반등을 이끌어낸 바 있다. 2016년 2월 리우시유가 샤오강의 후임으로 임명된 후 2년간 CSI300 지수는 40% 넘게 상승했다. 2019년 이후이만의 임명 이후에도 2년 간 80%의 지수 상승이 있었다.

우 주석의 첫 과제는 증시를 부양하는 것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월가 등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증시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것이다. 유니언 반클레어 프리비의 베이-선 링 전무이사는 “우칭 주석은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임무를 받았고 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경제적 문제가 개선되는 모습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속되는 폭락장을 막기 위해 최근 여러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증감회는 악성 공매도 단속, 주식대여 추가 제한, 증시안정화 기금 등 시장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금융 규제당국으로부터 주식시장 상황을 보고 받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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