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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지난해 실질임금 2.5% 하락…9년만 최대폭으로 떨어져
일본 도쿄의 교차로. 행인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임금 상승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주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실질임금이 전년 대비 2.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6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한 2023년 매월 근로통계조사(속보치)에 따르면 5인 이상 업체의 노동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은 전년보다 1.2% 오른 32만9859엔(약 296만원)이었으나, 실질임금은 오히려 2.5%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실질임금은 전달보다 1.9% 줄어 21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일본의 연간 기준 실질임금은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하락 폭은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오른 2014년 이후 9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20년 실질임금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지난해는 97.1로 비교 가능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았다”고 전했다.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7∼8월 종업원 100명 이상 기업 1901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임금 인상률은 1999년 이후 최고치인 3.2%로 집계됐으나, 실제 명목임금 인상률은 더 낮고 실질임금도 후퇴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임금 인상이 지난해 3.1% 상승하며 4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물가 상승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질 임금 감소로 이어졌다. 지지통신은 “실질임금이 오르려면 임금 인상 움직임이 중소기업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일본 총무성이 이날 발표한 2023년 가계조사에서도 가구당 실질 월평균 소비 지출액은 2.6% 감소했다. 고물가로 인해 교육비 지출 등을 줄인 것이 요인으로 분석됐다.

최근들어 일본 정부는 장기간 지속된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피를 위해서는 물가 상승을 웃도는 임금 상승이 중요하다는 점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2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노사정 회의에서 “작년을 웃도는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봄철 임금 협상인 춘투(春鬪)를 앞두고 3% 이상의 기본급 인상에 정기 승급분을 포함해 5%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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