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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기업 시총 세계 50% 육박 vs 中 10%로 축소
시총 500대 기업 중 美 기업 236개
중국 기업 35개사…3년전 比 30%↓
일본·인도 등으로 투자 이동

미국과 중국 국기 앞에 체스 말들이 놓여져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미국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전세계 시가총액의 5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기술주 덕분에 자금의 미국 쏠림이 20년 만에 최고치에 달하면서다. 반면 중국 증시는 시가총액 점유율이 반토막 나면서 10%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금융정보업체 퀵-팩트셋의 자료를 인용해 2일 미국 상장사의 시총이 2023년 말 대비 1조4000억달러가 증가한 51조달러(약 6경8110조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달러 환산 기준 세계 시총의 48.1%에 달하는 것으로 2003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 상장사의 시총은 연초 이후 1조7000억달러 빠지면서 전세계 시총의 10%에 머물렀다.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2015년 6월 중국 기업의 시총은 20%까지 오른 바 있다.

닛케이는 미국과 중국의 시총 차이는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커졌다고 평가했다.

미중 기업의 시총 격차 확대 이유는 기술 기업의 실적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적 호조에 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기술 기업 아마존과 메타의 총 시총은 연초 대비 5100억달러 폭등했다. 구글 지주사인 알파벳은 인터넷 광고 사업 호실적으로 4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공 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분야 등의 성장으로 애플과 시총 1·2를 다투는 등 미국 기술 기업들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반면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텅쉰)의 시총은 같은 기간 310억달러(약 41조4000억) 감소했다. 2020년 말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세계 시총 상위 10대 기업 안에 들어갈 정도로 미 기술 대기업에 육박하는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 테크 기업의 성장세가 미진하고 AI 개발 경쟁에서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면서 투자자들이 중국보다 미국 기업을 선호하는 추세다.

미중의 격차는 전 세계 시총 상위 500개사 순위에서도 나타난다. 상위 500개사 가운데 미국 기업은 236개사로 2020년 206개사 대비 15% 증가했다. 반면 중국 기업은 80개사에서 35개사로 60% 감소했다. 검색 엔진 바이두(百度), 전자상거래업체 징둥 (JD닷컴), 전기차(EV)업체 상하이웨이라이자동차(NIO) 등은 상위 500개사에서 탈락했다.

텐센트 로고 [로이터]

중국 기업의 실적 악화는 미국의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탓도 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중국 정부가 민간 기술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한다며 엔비디아 등 첨단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시진핑 정권의 기업 육성 정책인 ‘국진민퇴(國進民退·국영기업을 육성하고 민간기업은 축소)’ 정책 또한 민간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 시키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정책연구소(PIIE)가 중국 100대 기업의 시총을 분석한 결과 중국 정부가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국영기업의 시총이 지난해 말까지 중국 기업 전체의 50%로 5년 만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6월에는 이 비율이 31%에 불과했다.

닛케이는 중국 증시 부진에 투자자들이 인도, 일본 등을 대체지로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시가총액 상위 500위에 인도 기업은 21개사로 최근 3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업의 안정성이 재평가 받는 일본 증시에도 최근 자금이 몰리고 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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