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경선에서 연패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콘웨이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유명 코미디쇼에 깜짝 출연해 압도적 선두에서 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했다.

3일(현지시간) NBC 방송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한 헤일리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타운홀(유권자와의 질의응답 행사)에 참석한 현지 유권자 역할로 나섰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헤일리 후보의 고향이자 그가 주지사를 지낸 곳이다. 오는 24일 헤일리 후보의 경선 지속 여부가 결정되는 프라이머리(예비경선)가 있을 곳이기도 하다.

헤일리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분한 배우에게 "니키 헤일리와 토론을 해보는 건 어떤가"라고 물었다.

공화당 경선 내내 경선 주자들의 TV 토론에 참가하지 않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말로 보인다.

이에 트럼프 역 배우가 "이런, (2021년)1월6일 (연방의회 의사당)보안을 책임진 그 여자, 낸시 펠로시군요"라고 하자 헤일리 후보는 "당신 괜찮은가요?"라며 "아무래도 정신 능력 테스트가 필요할 수 있겠군요"라고 받아쳤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뉴햄프셔주 선거 유세에서 본인 지지자들의 2021년 '1·6 의회 난입사태' 관련 정보를 "보안 책임자였던 헤일리가 삭제했다"고 주장하며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과 헤일리를 헷갈린 것을 일깨운 일종의 개그였다.

81세 현직의 조 바이든 대통령, 77세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평소 75세 이상 정치인은 정신 능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헤일리기에 이는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발언과 다름 없었다.

공화당 경선에서 연패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콘웨이에서 유세 중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지낸 헤일리가 홈그라운드에서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연패를 설욕할지 관심거리다. [연합]

한편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헤일리 캠프는 최근 '고약한 노인들'이라는 제목의 캠페인을 시작하고 각각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지 능력을 문제로 삼기도 했다.

이번 캠페인은 도널드 페트리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1993년 코미디 영화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간 헤일리 전 대사는 비교적 자신이 젊은 점을 앞세워 고령 논란에 공세를 집중해온 바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51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