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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기술 기업 대량해고에도 실업률은 최저...이유 보니[세모금]
팬데믹 기간 ‘과잉 채용’ 인력 줄이기
기술 기업 부문 실업률은 5.5%…전체보다 2%p 높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지난달 미국의 일자리는 예상을 뛰어넘어 35만3000개가 늘어나는 등 미국 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기술업계에서는 감원 칼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기술 기업의 대규모 감원과 실업률 감소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것은 해고 규모가 최근 이어지는 고용증가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월보다 35만3000명 늘었고, 1월 실업률은 3.7%로 지난 50년 만에 최저치에 근접했다.

하지만 미디어 및 기술 근로자를 포함해 ‘정보 부문’으로 분류된 분야의 실업률은 5.5%로 전체 실업률보다 2%p 높게 나타났다.

기술 분야 감원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테크기업 직원 2만6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해고를 발표한 기업들은 구글, 아마존, 이베이, UPS, 스포티파이,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등이다.

기술 기업들이 팬데믹 기간 ‘과잉 채용’한 인력을 줄이기 위해 ‘궤도 수정(course correction)’에 나서고 높아진 금리에 효율성이 낮은 사업에는 투자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AP는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의 직원들 [게티이미지]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라이언 올사브스키는 지난 1일 실적 발표에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효율을 창출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기술 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이 미국 자본주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이라며 “수익성을 추구하고 부를 창출하는 데 있어서 자원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매우 빠르게 방향 전환을 한다”고 말했다.

경영진으로서는 수년간 매출 신장 방안이 없자 고임금 직원을 줄였고, 이는 월가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상무는 “구글 등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에 큰 투자를 하면서 비전략적인 부문을 줄이고 있다”며 “AI 분야에서는 전례 없이 치열한 채용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분야에서 감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7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AI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리면서 올해 더 많은 일자리 감축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송 및 물류 제공업체인 UPS는 1월 말 올해 1만2000명의 인력을 감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UPS는 몇 달에 걸쳐 감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대규모 감원 소식은 아직 시행되지 않아 1월 일자리 데이터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기술 기업의 대규모 감원은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과 AI 기술 발전이 맞물린 결과다. 대량해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경제는 금리가 안정되고 있고 다른 산업 분야의 고용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전체 고용 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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