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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 “영국 로이드은행, 이란의 ‘자금 세탁’에 활용”
영국 내 이란 PCC 기업 아닌 척
차명 이사 등 이용해 제재 피해
영국 최대 은행인 로이드뱅킹그룹(Lloyds Banking Group)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이란이 영국 최대 은행인 로이드뱅킹과 산탄데르 등을 통해 미국의 제재망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국영기업 석유화학상업회사(PCC)는 로이드뱅킹과 산탄데르UK 두 곳의 계좌를 이용해 자금세탁을 했다.

PCC와 영국 자회사 PCC UK는 2018년부터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쿠드스군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고, 러시아와 협력해 이란 민병대에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FT가 확보한 문서에 따르면 PCC는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자 영국 기업을 이용해 중국에 있는 이란 위장 회사로부터 자금을 받았다. 이들은 신탁 계약과 차명 이사 등을 통해 기업의 실소유주를 숨겼다.

자금세탁에 활용된 기업 중 하나로 지목된 피스코UK의 경우 영국 국적자가 소유한 회사지만, 사실상 PCC가 지배주주로 있었다. 영국 법인 등기부상으로는 압돌라-시아우아시 파히미라가 피스코UK를 소유하고 있는데, 파하미는 이란 테헤란에 있는 회사 관계자들과 연락할 때 PCC 이메일 주소를 사용했다고 FT는 전했다. 파하미는 2021년 4월부터 2022년 2월까지 PCC UK의 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2021년 피스코UK가 돈을 받은 ‘블랙 튤립’이라는 중국 회사 역시 PCC 직원이 지배하는 또 다른 수탁회사였다.

영국의 아리아 어소시에이츠라는 기업 역시 PCC의 위장 회사로, 로이드 은행 계좌를 활용해 자금을 세탁해왔다.

이란 테헤란 외교부 건물 앞에 이란 국기가 걸려있다. [로이터]

두 은행은 FT에 미국 제재를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탄데르UK는 “구체적인 고객 관계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제재 준수에 매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고, 로이드은행은 “고객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제재법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는 요르단 주둔 미군 전초기지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사망하자 전방위적으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무인기 개발 책임자는 물론 이란혁명수비대의 사이버 사령부 관계자까지 추가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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