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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상업용 부동산 침체에 은행권 위기 우려…NYCB 주가 반토막
오피스 대출 부실화로 실적 부진…다른 지역은행 파급 우려
美 부동산 투자 손실, 日·유럽 은행으로도 확산
1월 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화면에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은행권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주가가 이틀 새 반토막 났다.

일본과 유럽에서도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은행들의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발 충격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NYCB 주식은 전날보다 11.1% 급락한 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NYCB는 전날 37.6% 폭락한 데 이어 이틀째 두 자릿수 내림세를 기록하면서 10달러대였던 주가가 이틀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지난해 4분기 예상치 못한 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배당금 삭감을 예고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전날 NYCB를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려 투기 등급으로의 등급 하향을 예고했다.

무디스는 “뉴욕 오피스 및 공동주택 부동산 부문에서의 예상치 못한 손실, 이익 감소, 자본금 감소, 시장성 자금 조달 비중 증대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은행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사업 구조가 유사한 다른 지역은행들의 주가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웹스터파이낼셜(-4.7%), 시노버스파이낸셜(-4.41%), 밸리내셔널뱅코프(-6.9%),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4.7%) 등 다수의 주요 지역은행도 전날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5% 안팎의 하락을 나타냈다.

KBW 지역은행 지수는 전날 6% 급락해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BV) 파산 사태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2.3% 떨어졌다.

미국 상업용 오피스 시장의 침체는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약한 고리로 예견돼 왔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 공실률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불어나면서 대출이 부실화하고 있어서다.

데이터 회사 트렙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대출과 부동산담보증권으로 전환된 대출의 연체율은 6%로, 팬데믹 이전 1% 미만에 비해 급등한 상태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에 따른 은행권 실적 부진은 일본과 유럽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일본 아오조라은행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 손실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전날 도쿄증시에서 주가가 20% 넘게 급락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독일 도이체방크도 지난해 4분기 미국 부동산 관련 손실 충당금을 1억2300만유로로 1년 전보다 4배로 많이 쌓았다고 발표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에 따른 은행권 영향은 향후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엘리자베스 듀크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NYCB는 자산 규모가 1000억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에 이번 실적 발표부터 더 강력한 감독규제를 적용받게 됐다”며 “자본금 이슈라기보다 대출 자산의 질 이슈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부실은) 이게 전부다’라고 말할 때 실상은 전부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신용 이슈는 유동성 이슈보다 천천히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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